수능현장 이모저모

●…`2017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23일 경상북도교육청(80)지구 제1시험장인 포항제철중학교 정문 앞에는 수능생을 응원하는 행렬이 이어졌다.

그랜드에비뉴 직원들은 수능생의 성공적인 시험을 응원하는 의미에서 미리 챙긴 핫팩을 선물했고, 봉사자들도 학생들에게 따뜻한 차를 나눠주면서 추위 속 얼어버린 몸을 녹여줬다. 봉사자들은 “지진으로 시험장이 변경되면서 봉사자를 비롯한 응원 행렬이 지난해보다 적어진 것 같다”면서 “갈고 닦은 실력을 속시원히 펼치고 나오길 바란다”고 입을 모아 격려했다.

●…추위로 꽁꽁 얼어버린 손에 정성이 담긴 간식을 들고 기다리는 후배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학생들은 수능을 치는 선배들을 직접 응원하고자 이날 오전 6시 30분에 집에서 나와 이곳을 찾았다.

포항동성고 1학년 원태건(17) 학생은 “학교 학생회를 함께한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시험장을 찾았다”며 “지진으로 맘고생이 있겠지만, 열심히 노력한 만큼 실력을 잘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능생들이 시험장에 모두 들어서자 한쪽에서 눈물을 훔치며 간절히 기도하는 학부모도 있었다.

학무보 이석란(42·여)씨는 “지진으로 학생들이 착잡해하고 두려워했는데 일주일이란 기회를 잘 잡아서 노력한 것을 잘 이룰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수능생인 아들에게 “일주일 동안 지진 때문에 독서실을 다니며 공부를 했는데, 사는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크는 거니까 부담없이 시험을 치르길 바란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고사장을 잘못 찾은 수험생이 경찰의 도움을 받아 본래 고사장을 찾아기도 했다. 이날 오전 7시 45분께 포항제철고 가야할 수험생이 포항제철중학교로 잘못 찾아갔던 것. 이 수험생은 주변에 대기중이던 경찰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고사장으로 향할 수 있었다.

●…포항 지진의 여파가 가시지 않았음에도 이날 담담하게 수능을 받아들인 수험생들과는 달리, 부정행위를 감시하는 시험감독관들이 오히려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

23일 오전 포항두호고등학교 앞에선 몇몇 감독관들이 차량 유리문에 붙여져 있어야 할 감독관 명찰을 집 등에 두고 오는 바람에 교문 앞에 있던 학교 관계자에게 매번 검문 아닌 검문을 받아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이를 바라보던 주변인들 사이에서는 “감독관들도 지진 때문에 정신이 없었나 보네”라며 웃음을 지었다.

/전재용기자

    전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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