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어린자녀가구 우선
장량동 국민아파트 첫 입주
이삿짐업체 10여곳서 지원
市 “남은 이재민도 신속 처리”

▲ 22일 오전 포항시 북구 장량동 LH 휴먼시아 아파트에서 이사전문업체 직원들이 가구를 옮기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11·15 포항지진` 이후 일주일 동안 대피소를 전전하며 지냈던 이재민들이 새 보금자리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입주 우선순위에 있던 대동빌라 4개동 75가구와 대동아파트 3개동 170가구 중 22가구가 21일 오전 7시부터 이삿짐을 꾸렸다.

이들은 지진 피해로 부서진 가구와 가전제품은 남겨둔 채 이삿짐 업체에서 마련한 큰 비닐봉지에 짐을 담아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임대아파트인 장량동 휴먼시아 아파트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처음 입주한 주민 대부분은 고령자나 어린 자녀를 둔 세대들이었다. 입주순서를 정하는 과정에서 대다수 이재민들이 흥해읍에서 가까운 휴먼시아 아파트에 가기를 원하면서도 고령자나 어린이를 둔 가구에 먼저 입주할 수 있도록 양보한 것. 그럼에도 많은 수의 이재민이 몰려 추첨으로 입주자를 뽑았다.

처음으로 입주한 김희숙(53·여) 씨는 “많은 분의 배려와 협조로 먼저 입주해 고맙고, 다른 분들도 용기를 잃지 말고 정부와 포항시에서 마련한 이주 주택에서 올겨울을 따뜻하게 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이사를 진행한 이삿짐 업체는 총 10여 곳으로 각각 2가구의 이사를 맡았다. 포항시에서 이사 비용으로 제시한 금액이 기존 이사비용보다 낮지만, 이삿짐 업체들은 지진으로 고통받는 시민들을 돕는 마음으로 적극 참여했다.

20년 동안 이삿짐 회사를 운영한 최정식(54) 대표는 “이런 재해가 일어났는데 당장 비용문제를 생각하기보다 나서서 함께 도와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다”며 “업무가 이삿짐 풀어 정리까지 도와주는 것이지만, 지진으로 가구가 다 부서지는 바람에 정리까지 도와줄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날 오후 휴먼시아로 터를 옮긴 이재민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남은 이재민들도 신속히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시장은 “이번 첫 입주를 시작으로 남은 분들도 용기를 갖고 본격적인 겨울이 오기 전에 모든 이재민들이 따뜻한 보금자리에서 새 출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대주택은 휴먼시아에 22가구가 입주하면서 59가구가 남았고, 남구 청림동 우성한빛 25가구, 오천읍 보광아파트 54가구, 연일읍 대궁하이츠 10가구 등 138가구에 입주가 가능하다. 23일에는 보광아파트에 2가구, 대궁하이츠에 1가구가 입주하고, 직장 출퇴근 등 개인적인 사정이 있는 나머지 50여 가구는 오는 25일 오천·연일읍 지역의 아파트로 이사할 예정이다.

흥해체육관 등 대피소에 남은 이재민들도 다세대주택을 포함한 주거지를 시와 함께 알아본 후 차례로 이주할 계획이다.

/전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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