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한 정부조각 양해를”
野, 문대통령 당부에도
“협치의 종언” 강한 반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임명을 강행함에 따라 야당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여당과 청와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여소야대 구도에서 야당의 협조 없이는 새 정부의 중점 정책을 뒷받침할 예산과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쉽지 않은 현실에서 야권이 `협치의 종언`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홍종학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야당의 반대가 있었지만, 정부 조각이 시급하게 마무리돼야 한다. 이런 사정을 고려해서 야당들도 양해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며 정중하게 야당의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야권은 홍 장관 임명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더 이상 협치는 없다”며 향후 예산과 입법과정에서 강력한 대여투쟁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아예 정기국회가 끝난 뒤 장외 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역시 홍 장관 임명에 대해 `홍탐대실(洪貪大失)``조각의 완성이라기보다 우려`등의 표현으로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야당의 반발이 거세짐에 따라 야권의 협조가 꼭 필요한 예산안과 개혁입법은 물론 헌법재판소장과 감사원장 인선도 어려워졌다. 또 다음 달 1일로 임기를 마치는 황찬현 감사원장의 후임 인선도 반드시 국회의 임명 동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감사원장 인준도 난관에 부딪칠 수 있다.

그나마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홍종학 중기벤처부 장관 임명 강행을 비판하면서도 예산과 입법 등 다른 사안과 연계하지 않겠다고 밝혀 정부여당이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어떻든 야당과의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청와대가 야당과의 소통창구인 정무수석을 조속히 임명해 전병헌 전 정무수석의 사퇴로 생긴 공백을 메우는 게 시급하지만 예상보다 인선이 늦어지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후임 정무수석 후보군으로 청와대 내부와 외부를 모두 열어놓고 원점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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