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주식이 계속 상승할 것이란 착각을 뜻하는 유포리아(Euphoria)란 말이 사용된다. 투자자에게는 주식 가격의 최저점과 최고점이 어디인지가 가장 뜨거운 관심사일 수 밖에 없으며, 또한 가장 예상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증시가 뜨거운 상승장이 될 때마다,`고점 논란`이 나오고, 고점의 징후를 설명하는 용어로 유포리아(Euphoria)가 쓰인다.

`유포리아`는 원래 의학용어로 `신체적 및 정서적으로 행복한 상태`, 즉 다행감과 도취감을 뜻한다. 좁은 뜻으로는 주위 여건이나 본인의 객관적 상황에 걸맞지 않게 상쾌한 기분을 보이며, 주변의 시선과 관계없는 본인은 느긋하게 현실에 안주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 용어를 증시와 경제에서는 상황이 좋을 때 투자자들이 상황이 계속 좋아질 것으로 가정하고 시장심리가 과도한 안도감과 희열감에 빠지는 것을 가리킬 때 사용한다. 특히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는 1994년 자신의 저서 `금융 도취의 짧은 역사(A short history of Financial Euphoria)`에서 `유포리아`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 저서에서 투기적 도취감이란 `진리에 대한 차분한 통찰이 배제된 심리적 상태`를 의미한다. 한 마디로 주식이 계속 상승의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는 환각적 현상에 빠지는 도취감을 나타냈다. 또 다른 예로 물가 안정이 지속되면 사람들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이유가 없으며, 현재의 호경기 국면이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란 환상(economic euphoria)에 빠지게 된다. 이것도 자산에 대한 과도한 투자로 이어지게 되는 `유포리아`의 일종이다.

이런 유포리아 현상이 우리의 정치판에서도 어김없이 벌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 노동정책, 일자리정책, 복지정책 등이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저런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지만 생산적인 논쟁과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대립과 반목으로 얼룩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지지율이 70%를 오르내리는 데서 오는 정치적 유포리아의 환상에서 깨어나 협치의 좁은 길로 돌아오길 기대한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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