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학 수학능력 시험일이다. 당초 16일 치르기로 했던 수능시험이 포항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되고 오늘 시험을 치르게 됐다. 유례 없는 수능시험 연장으로 전국의 수험생들이 대혼란을 겪기도 했으나 더 이상 혼란이 있으면 안 된다. 교육당국도 “지진이 또 발생하더라도 시험은 예정대로 치러진다”고 밝혔다. 다만 수능당일 지진이 발생한다면 해당 학교장이 현장 판단에 따라 시험 중단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포항지역의 경우 북부에 있던 4곳의 수능시험 고사장을 남부로 변경하는 등 수능 시험장의 안전점검 및 준비를 마쳤다. 특히 오늘 포항지역 수능시험장에는 건축물 안전진단 전문가를 배치하고 구조대원도 추가로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또 영천 등 포항 인근 도시에 12개소의 예비시험장을 마련하고 240대의 비상수송 버스를 고사장에 배치해 돌발지진 상황에 대비키로 했다. 당국의 이러한 준비에 상관없이 무탈하게 수능시험이 마무리 됐으면 하는 것이 모두의 마음이다.

전국적으로 수많은 학생들이 수능시험 연기로 적잖은 고통을 받았고, 마음적으로 부담이 컸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수능시험의 안정적 마무리가 더욱 간절하다.

그러나 지진피해를 입은 포항지역 수험생 및 학부모들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생각에 불안감이 더하다. 지진을 경험한 수험생이나 이주민 생활을 해야 하는 수험생 입장에서는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지난 15일 규모 5.4의 강진이 덮친데 이어 50여 차례 여진이 발생하면서 지진 트라우마에 시달리면서 더 이상 수능 준비는 사실상 불가능 했던 것으로 보면 된다. 이곳의 학부모와 수험생 및 교사들은 “이번 수능은 포항지역 수험생들에게는 일방적인 불리한 조건”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들은 “지진상황에 모든 것을 맡겨야 할 상황”이라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육당국의 수능 안정화 대책은 이런 측면에서 수험생과 학부모가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방안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경북교육청 당국이 포항시 재난심리지원단 등 전문기관과 연계해 수험생 상담에 나서고 있다 한다. 민감한 시기의 학생들이 수능의 고비를 지진으로 망쳐버렸다고 생각한다면 그 피해의식이 가져다 줄 문제는 심각하다. 교육당국의 진실한 노력이 절대 필요한 것이다.

김상곤 교육부장관은 “지진 피해를 입고 있는 포항지역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과 걱정이 크다는 것을 잘 안다”고 했다. 오늘 치러지는 2018학년도 수능시험의 후유증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교육현장에서의 고군분투를 기원한다. 자연재해라서 불가피한 상황일 수도 있으나 자연재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사람의 노력에 달렸다. 교육당국의 빈틈없고 세심한 수능관리가 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