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흔들어도 정상 조업 이어가
첨단 계측장비 교체·설비 보강 덕
평소 강진 대비 꾸준한 훈련도 한몫

`매뉴얼에 따른 훈련과 지진투자`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현대제철 등 포항철강공단 업체들이 규모 5.4의 강진에도 끄떡없이 정상조업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지난해 9월 경주강진 이후 철강업체마다 지진에 대비해 자체 매뉴얼을 강화하는 한편 최첨단 지진계측장비로 교체, 제철설비도 강진에 견딜수 있도록 대폭 보강했다. 매뉴얼 강화와 함께 대폭적인 `지진대비 투자`도 이뤄졌다. 포항제철소의 공장 단위 건물만 69개소에 이른다.

포항제철소는 이전부터 지진계측 장비가 설치돼 있었지만 경주 강진 이후 포항제철소는 본사 건물과 주요 지점 3곳에 최첨단 지진계측기로 교체하고 자동경보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지진 발생 시 전 직원들에게 신속히 문자로 재난정보를 알려주는 등 지진대응 체계와 훈련을 실시해 오고 있다.

특히 진원지에서의 발생한 지진 규모(지중 진원의 에너지 크기)가 아닌 포항제철소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진도(지표면 진동의 크기) 5.0 이상을 기준으로 해 발생시간, 진도 등의 내용을 운전실 작업자에게는 10초 이내로 빠르게 전송할 수 있도록 해 놓고 있다.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이날도 중앙재난본부의 지진발생 문자가 도착하기 이전에 제철소내 근무 직원들에게 이 시스템을 통해 지진발생을 미리 알려 긴급 대처하도록 조치했다. 또 각 공장에서는 지진 발생 시 자연재난 대응 메뉴얼에 따라 각 진도별 적절한 조치와 대응훈련을 꾸준히 실시해 왔다.

포항제철소 김동영 안전설비 담당 부소장은 “지진 발생 시 기상청 재난문자는 발생지 기준으로 정보가 오기 때문에 포항제철소에 미치는 정확한 진도 파악이 불가능해 적절히 대응 조치가 어렵다”며 “이날 포항의 규모 5.4지진에도 이 시스템을 적용시켰기 때문에 비상대응이 가능했고, 안정적으로 정상조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역시 지난 15일 지진발생 후 제철소 내 전기로를 1시간 가량 중지시키고 설비를 점검 한 뒤 재가동했다. 현대제철은 경주 강진 이후 모든 제철공정에 진도 6 이상에도 버틸 수 있도록 설비를 보강했고, 평상시에도 강진에 대비해 위험내규 훈련을 꾸준히 실시해왔다. 이날도 5.4의 지진이 발생하자 평소 훈련한 매뉴얼대로 이행했기 때문에 정상조업할 수 있었다.

현대제철 장우혁 총무차장은 “경주지진 이후 평소에도 강진에 대비한 훈련을 실시해 왔다”면서 “이번에 피해를 미리 막을 수 있었던 것도 꾸준히 실시한 훈련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동국제강, 세아제강, 조선내화, OCI, 삼원강재 등 철강업체들도 경주강진 이후 설비보강 및 지진에 대비한 자체 매뉴얼을 강화해 놓고 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포항 현지의 고위험 사업장(철강·화학·소재 업종) 66곳을 대상으로 16일부터 1주일 동안 긴급 점검과 기술지도에 나설 방침이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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