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를 입은 시설 중 사유시설은 건물전체가 무너진 3개 동을 비롯 1천90동에 달한다. 차량은 38대가 피해를 입었다. 포항 도로 11곳에 균열이 일어났고, 상수도 45곳, 학교·면사무소 등 공공건물 74곳도 파손됐다. 경주 양동마을과 기림사 대적광전 등 국가지정문화재 10건, 시도지정문화재 10건, 문화재자료 3건 등 모두 23건의 문화재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로 예정됐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됐다. 포항지역 수능 시험장 14개교 중 포항고·포항여고·대동고·유성여고 등과 예비시험장인 포항 중앙고에도 일부 균열이 발생했다. 동해안에 위치한 원전 9기는 발전정지나 출력감소 없이 정상운전하고 있다. 다만 경주에 위치한 월성원전은 지진감지 경보가 발생해 점검 중이다.
보다 심각한 것은 지진피해를 당한 포항과 경북 일원 지역민들의 일상이 흐트러지고 공포가 좀처럼 씻겨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주민들은 불안을 견디지 못해 타지의 친인척들의 집으로 일시 피난을 가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신속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지역주민들의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규모 5.4의 본진보다도 더 큰 여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소방방재청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7.0의 강진이 서울에서 발생하면 전국적으로 사망자가 5만여 명, 부상자가 62만여 명에 달했다. 피해를 복구하는 동시에 더 심각한 여진에 대비하는 일이 중요하다.
특히 본진의 영향으로 반파되거나 금이 간 건축물의 경우 접근금지 등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빠른 안전진단과 보완을 통해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 강진으로 인한 가공할 피해를 막으려면 일본처럼 대비시스템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문제를 무조건 서둘러야 한다. 지진재앙은 이제 발등의 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