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교육위원회의 행정사무 감사의 단골 메뉴 중 하나가 `학교장의 출장` 문제다. 전국 시도단위 교육위원회가 모두 비슷한 문제로 한 번씩 논란을 벌인다. 해마다 되풀이 되는 문제이면서 특별한 대안은 없다.

의원들도 학교장의 출장 과다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도 있으나 반대로 일부는 학교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다녀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지난 13일 열린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의 행정사무 감사에서 김희수 경북 도의원(포항)이 교장 선생님들의 출장 빈도를 문제 삼았다. 지난해 경북도내 870여 교장 선생님들의 평균 출장 일수는 89.5일로 밝혀졌다. 방학을 제외하면 3분의 1이 출장일이었다.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고 비슷한 양상이다.

김천의 모학교 교장은 지난해 239일이 출장일이었다. 김 의원은 “출장 여비는 여비대로 받고 학교는 비워두고 있다”며 교육공백을 우려했다.

학교장들의 출장 횟수만을 가지고 학교경영에 도움이 되는지 그렇지 않는지 따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학교 발전을 위해 열심히 발품을 팔아야 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일선 학교 상황에 따라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인 평가는 더욱 곤란하다. 특히 학교에서의 교육은 학교장과 선생님의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교육의 자율성을 지킨다고 보면 학교 쪽 판단을 우리는 믿어야 한다.

학교장의 출장 목적이나 내용을 살펴보는 배려도 이젠 가질 필요가 있다. 단순히 출장 횟수만 가지고 부정적 판단을 하는 것은 교육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측면에서 신중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물론 학교장의 출장이 지나쳐 문제가 된 사례도 있다. 일부에서는 감사에 적발돼 출장비가 회수된 경우도 있었다. 다만 이런 문제점이 반복 거론되는데 대한 학교당국의 투명성은 있어야 한다. 일선학교 교육현장에서 학교장의 역할만을 두고 판단하라면 지나친 출장은 학내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은 높다고 보아야 한다. 학교장의 잦은 출장으로 “교장 선생님을 만나 보기가 어렵다”는 말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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