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11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지 14개월여 만인 15일 오후 2시 29분 31초에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km 지역에서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지난해 발생한 경주지진에 이어 한반도에서 일어난 지진 중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이로써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돼 특히 동해안일대의 지진재앙에 대한 상시적인 대책이 다급해졌다.

이날 포항지진은 규모 5.4 지진에 앞서 오후 2시 22분 32초 포항시 북구 북쪽 7㎞ 지역에서 규모 2.2, 2시 22분 44초 비슷한 지점에서 규모 2.6 지진 등 전진이 발생했다. 이어 오후 2시 49분 규모 3.6 지진을 시작으로 크고 작은 여진이 지속됐다. 이어 오후 4시 49분경에는 동일지역에서 규모 4.5의 여진이 발생하는 등 여진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지진발생으로 포항시내 가옥의 지붕이 무너지고 건물외벽이 무너졌는가 하면 곳곳에서 유리창이 깨지고 수도관이 파손돼 물이 밖으로 분출되는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 마트 진열대의 물건들이 내동댕이쳐지거나 집집마다 깨진 화분들이 나뒹구는 등 피해양상은 점차 커지고 있다. 정확한 피해규모 파악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지진규모가 워낙 큰 만큼 피해 역시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정부당국의 각별한 관심과 대책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포항 지진은 양산 활성단층의 일부가 깨져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대형지진의 전조현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9월 경주에서도 먼저 5.1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고, 일주일 뒤 더 큰 5.8 규모의 지진이 온 사례가 있다. 이번 포항지진의 응력이 다시 진앙지의 북동, 남서 방향으로 쌓이고 있기 때문에 경주와 포항 사이 지역에서 또 다시 큰 지진이 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이번 포항지진의 여진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주지진의 경우 오랫동안 쌓여있던 응력이 소멸되는 형태로 나타나 지난 9일까지 1년 넘게 640회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학자들은 기본적으로 지진을 예측하는 것은 어려우나, 지난해 경주지진 이후에도 정부당국이 부산에서 경북 영덕까지 이어진 길이 170㎞의 양산단층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하지 않은 것 등을 성토한다.

기상청은 경주지진 때보다도 국민들에게 보낸 긴급재난문자 송출시간이 단축됐다고 자랑하지만, 핵심적인 대피요령 등이 동반되지 않은 문자내용 등이 계속 지적되고 있다. 동해안일대의 지진재앙은 이제 가능성이 아니라 현실이 돼가고 있다. 건축물에 대한 지진안전도 점검 및 보완·장비구축·주민대피훈련 등 그 어느 것도 미룰 형편이 못된다. 대비태세가 갖춰질 때까지 재난이 기다려준다는 보장이 결코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