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업폐기물을 방치하거나 불법적으로 매립하는 사건이 경북은 물론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어 이에 대한 일제점검과 집중단속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조직적인 범죄로 불법투기된 산업폐기물은 새로운 공해로 떠올라 하천오염 등 2차 피해마저 우려된다. 산업폐기물 처리 전반에 대한 정밀한 실태조사와 집중단속은 물론, 환경교육 강화 등 종합대책이 시급하다.

토지나 공장 등을 빌려 대량의 사업장폐기물을 투기하고 잠적하는 신종 사기성 얌체범죄마저 일어나고 있다. 포항시 남구에서는 재활용품 수집업자인 A씨가 지난해 8월 H철강으로부터 폐업한 공장을 임대해 사업장폐기물 등 수천t을 야적해오다 지난 6월 구청에 적발됐다. 일부 출처가 파악된 980t을 제외한 나머지 4천여t은 아직 그대로 남아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다.

남구청은 공장 소유주인 H철강에 나머지 폐기물도 조속히 처리할 것을 요구하는 행정처분을 지난 8월께 통보했다. 그러나 H철강에서 이를 수용하지 않고 행정소송을 제기해 장기간 방치되면서 2차 오염마저 우려되고 있다. 공장 인근에 구무천이 흐르고 있어서 오염물질이 자칫 형산강으로 흘러들 가능성이 크다.

전국을 돌며 땅을 빌려 산업폐기물을 불법적으로 야적하고 도주하는 범죄가 드러나기도 했다. 경북 상주경찰서는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무단투기조직 총책 등 3명을 구속하고 3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배출업체 알선책과 영업책·운반책·현장관리책 등으로 역할을 나눈 뒤 지난 2월부터 3개월 동안 각종 사업장폐기물 6천500t을 경북·경기·충청도 등지의 불법 폐기하고 3억원 상당의 처리 대금을 챙긴 혐의다.

김천경찰서도 지난 8월 폐기물 수거 및 처리업 허가 없이 산업체에서 수거한 폐합성수지를 차량통행이 드문 새벽에 인적이 없는 산기슭에 버린 일당 10명을 검거해 중간알선책 1명을 구속하고 나머지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김천시 지례면 산기슭에 위치한 농지를 물색한 후 지주를 상대로 토지를 매입할 것처럼 계약금만 지불하고 새벽시간에 대형 덤프트럭으로 750t의 폐기물을 버리는 수법을 동원했다.

이처럼 불법 투기업자가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최근 경기가 나빠지면서 처리비용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사업자와 이를 악용하려는 범죄집단이 결탁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폐기물 종류마다 처리비용이 다르지만, 포항에서 문제가 된 폐기물인 폐합성수지의 경우 t당 20만원 내외가 발생해 전체적인 비용은 수억원대에 이른다. 산업폐기물을 불법적으로 방치하거나 매립하는 환경범죄를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실태를 제대로 파악해 엉성한 단속망을 더 촘촘히 짜는 일이 급선무다. 아울러 산업폐기물의 유해성을 널리 알리고 환경의식을 드높이는 일에도 더욱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