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등 주요 4개 부문 석권 이정은
“팬 성원 덕에 좋은 성적 내년에도 좋은 모습 보여줄 것”

▲ 지난 2일 경기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18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1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하고 있는 이정은. /KLPGA 제공=연합뉴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7시즌 상금과대상, 다승, 평균타수 등 주요 4개 부문을 석권한 이정은(21)이 “내년에는 이 가운데 최소한 한 부문이라도 타이틀을 방어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정은은 1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시즌 많은 팬 여러분의 성원으로 좋은 성적을 냈고 시즌 마무리도 잘할 수 있었다”며 “내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인사했다.

2017시즌 KLPGA 투어에서 상금 11억4천905만원을 획득한 이정은은 2014년 김효주(12억 897만원), 지난해 박성현(13억3천309만원)과 고진영(10억2천244만원)에 이어 통산 네 번째로 시즌 상금 10억원을 돌파했다.

또 평균타수 69.80타로 이번 시즌 유일한 60대 타수를 기록했고, 대상 포인트 부문에서도 691점으로 422점의 김해림(28)을 넉넉한 차이로 제쳤다.

27차례 대회에 출전해 컷 탈락이 한 번도 없었으며 10위 안에는 무려 20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10위 안에 들 확률이 74.1%로 2위 고진영(22)의 57.1%와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높았다.

우승은 4월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을 시작으로 7월 문영퀸즈파크 챔피언십, 8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9월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등 4승을 수확했다.

12일 끝난 ADT캡스 챔피언십으로 2017시즌을 마무리한 이정은은 “시즌은 끝났지만 (이벤트) 대회가 아직 3개 남았다”며 “또 남은 대회가 개인전이 아닌 단체전이라 더 부담된다”고 말했다.

올해 남은 대회는 18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이벤트 대회 LF 왕중왕전과 24일부터 사흘간 경주에서 진행되는 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 12월 일본에서 개막하는 4개국 투어 대항전 더 퀸즈다.

이 가운데 단체전인 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와 더 퀸즈는 KLPGA 투어의 명예를 걸고 치르는 대회라 이번 시즌 KLPGA를 제패한 이정은의 어깨가 더 무겁다.

이정은은 “사실 올해 목표가 상금 10위 안에 드는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이뤘다”며 “부모님이나 주위 분들이 신기해할 정도의 결과였다”고 자평했다.

특히 스스로 만족한 점은 “부상이 없었다”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정은은 “체력관리를 잘해서 나갈 대회에 다 나간 것 같은데 그 점은 칭찬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시즌을 완전히 마치면 친구들과 함께 싱가포르 여행 계획을 세웠다는 이정은은 “다음 시즌에는 올해 4관왕을 차지한 부문 가운데 하나라도 타이틀을 지켜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별것 아닌 것처럼 말했지만 4개 부문 가운데 하나라도 2연패를 달성하면 다른 부문들은 자연히 따라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보통 목표`는 아닌 셈이다.

이날 간담회에 부모님과 함께 참석한 이정은은 초등학교 2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다가 5학년 때 그만뒀고, 다시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골프를 재개한 사연도 털어놨다.

그는 5학년 때 골프를 그만둔 이유를 묻자 “골프가 싫었다”고 답했다.

`2학년 때는 왜 시작했느냐`고 묻자 이번에는 아버지(이정호 씨)를 바라보며 “그때도 싫었는데 아빠가 절 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그럼 중3이 돼서 왜 또 골프채를 잡았느냐`는 물음에는 “레슨 프로를 해서 돈을 벌려고 그랬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때만 해도 `전남 순천에서 최고의 레슨 프로`가 꿈이었던 중학생 소녀는 이제 주위에서 “미국 진출은 언제 하느냐”고 수시로 묻는 KLPGA 투어의 대표 선수로 성장했다.

올해 US여자오픈에 출전해 공동 5위로 선전, 미국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이정은에게 `레슨 프로가 됐다면 좋은 코치가 됐겠느냐`는 물음에는 “직접 치는 것하고 가르치는 것은 또 다르더라고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