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지역 정치권 세 불리기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대구·경북(TK) 단체장 후보를 경선으로 선출하고, 기초·광역의원은 대폭 물갈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최근 대구·경북지역의 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은 방안을 천명했다. 한국당의 새로운 방침이 침체된 TK지역 정치의식에 일대전환을 일궈낼 혁신적 계기로 작동하기를 기대한다.

지방선거를 6개월여 앞둔 시점에 전통적인 보수의 심장 역할을 해온 TK지역 정치권은 과거에 보지 못했던 지형변경이 일어나고 있다. 무엇보다도 동진정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집권 민주당의 당원 확장이 두드러진다. 10월말 현재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의 권리당원 즉, 당비를 내는 당원은 8천500여 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3천명 이상 늘었다. 전체당원도 3만3천여 명으로 역대 최고치다. 텃밭을 사수하려는 자유한국당 역시 보수대통합을 내세우며 당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책임당원이 2만2천여 명으로 역시 올 초보다 1만명 가까이 늘었는데,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3만명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당 가입자가 이처럼 늘고 있는 것은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이 경선을 의식해 뭉터기 당원 모집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일 지역 중견언론인 모임인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대구·경북지역 내년 지방선거에서 단체장 공천은 경선을 통해 후보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기초·광역의원은 45세 이하의 청년과 여성에게 50% 정도 할애해 젊은 피를 수혈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홍 대표는 변별력이 떨어지는 현역단체장에 대해서는 출마 원천봉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그러나 “수도권의 경우 지난번 지방선거에서 경선을 치른 곳의 후보자들이 대거 낙선하는 등 후유증이 큰 만큼 전략 공천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면서 “지역에 따라 공천방식을 달리하면서 필승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이어서 “일부 언론에서 `친홍`이라고 표현하지만 사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을 뿐이지 그들의 정치인생을 책임질 정도가 아니기에 결코 계파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한국당의 TK 단체장 후보 경선과 기초·광역의원 세대교체 선언은 지금껏 누려왔던 텃밭정치 일변도의 정치풍토에 태풍이 예고되는 정치적 환경변화에 기인한다. 종래 안방에서 독식하던 시절의 정치패턴으로는 참패를 당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작동하고 있다는 반증인 것이다. 한국당의 이 같은 변혁의 몸부림이 지역정치권에 진정한 풀뿌리민주주의의 기풍을 진작해낼 지 주목된다. 모쪼록 새로운 변수들이 TK지역 정치의식 선진화에 크게 기여하게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