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光棍節)가 유통시장에 핫이슈가 되고 있다. 사드 해빙 분위기 속 광군제(11월 11일) 특수를 맞은 유통가가 오랜만에 함박웃음을 지은 것. 지난해 사드보복 이전 광군제보다 매출이 더 크게 상승했다. 일선 면세점들의 중국인 매출은 10~30%씩 올랐고, G마켓과 글로벌 H몰 등 중국인을 겨냥한 국내 쇼핑몰들도 지난해보다 매출이 두 배 이상 뛰었다.

중국어로 광군이라고 하면 싱글이나 솔로를 뜻하는 말로 쓰인다. 광군제는 중국에서 매년 11월 11일을 뜻한다. 1990년대 난징시에 있는 학생들이 11월 11일이 독신을 상징하는 숫자 1이 4개나 들어가는 날이어서 `독신자의 날`을 뜻하는 광군제라고 명명한 데서 유래가 됐다. 11일이 두번 들어간다고 해서 `쌍십일` 혹은 `솽스이(雙十一·11월 11일)`라고 부른다. 광군절이 중국의 연중 최대 할인쇼핑데이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은 지난 2009년 중국의 온라인 유통업체인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중국의 최대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가 솔로들을 위한 상품세일을 시작하면서부터다. 미국에 블랙프라이데이가 있어서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사재기하는 사람들로 몸살을 앓듯이 이때부터 중국은 광군제만 되면 상품 구매건수가 터져나가는 현상이 발생했다. 다만 광군제는 온라인에서만 진행되는 쇼핑축제라는 게 블랙프라이데이와 다른 점이다. 올해의 경우 중국과의 사드갈등으로 지난 해보다 광군제 마케팅이 현저히 시들했으나 최근 한·중 양국이 교류정상화에 합의하면서 화장품업계와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 현지의 일선 유통업체들도 광군제로 매출이 크게 늘었다. 현대백화점 역직구 전문사이트 글로벌H몰은 지난 1~10일 매출이 전년동기에 비해 96% 늘었다. G마켓 글로벌샵도 광군제 프로모션 기간(1~9일) 전년 대비 매출증가율이 106%에 달했다. 이랜드그룹의 중국 법인 이랜드차이나는 광군제 당일 하루 동안 중국 온라인쇼핑몰 티몰에서 767억원(4억5천600만 위안)어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날보다 39% 증가한 수치다. 인구가 많은 중국의 구매력이 광군제 열풍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