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 국

오줌줄기 쩍쩍 얼어붙는 판장에서

힘줄 시퍼런 명태 뛴다

대진 가자

동해가 길을 막고

몇날 며칠 눈이 지붕을 덮으면

세상 모르고 싸다니는 아이들 집안에 몰아넣고

겨울과 맞서는 북쪽 포구

허름한 술집에서

눈물 콧물 훌쩍이며

언 속에 소주 한 양재기씩 털어넣고

찌개 냄비에 얼굴을 묻었다가

돌아오자

세상을 뚫고 돌아오자

온천지에 폭설이 내려 길이 닫히고 소통이 단절된 듯한 북쪽 포구에서 시인은 쓸쓸한 마음을 풀어내고 있다. 변방이 주는 고적함과 그리움이 깊음을 본다. 허름한 항구의 선술집에서 쓸쓸한 세상을 소주잔에 타서 마시며 세상을 바라보자고 한다. 아니 세상을 뚫고 돌아오자고 한다. 폭설에 갇힌 항구도 사람들도 소주 몇 잔 마시며 세상을 바라보는 쓸쓸한 풍경 하나, 그림 하나를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