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대면부터 묘한 경계감
바른정당 통합파 복당
친박 “무임승차” 반발

▲ 자유한국당 홍준표(왼쪽 두번째)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바른정당을 탈당한 김무성(오른쪽 두번째) 의원 등과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장에 착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바른정당 탈당파 8명의 의원들이 마침내 한국당으로 합류했으나 첫날부터 미묘한 분위기를 연출해 향후 당내 화학적 결합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바른정당을 탈당한 김무성, 강길부, 김영우, 김용태, 이종구, 황영철, 정양석, 홍철호 의원 등은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공식 입당식을 갖고, 한국당에 복당했다. 그러나 홍준표 대표와 김무성 의원 간의 묘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홍 대표는 회의를 이유로 행사 시작 시간보다 15분 늦게 나타난 데 이어 홍 대표의 첫 마디는 “와(왜) 자리를 바꿔놨노. 내 자리가 연데(여긴데)”였다. 특히 홍 대표는 이날 저녁 당 지도부가 마련한 복당 의원 환영 만찬에도 불참했다. 두 사람은 보수대통합을 명분으로 한 배를 탔지만 곳곳이 지뢰밭이라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홍 대표는 이날 입당식에서 “정치적 소신이 달라 일시적으로 별거했던 분들이 다시 재결합 하기로 했다. 여러 설이 분분하지만 좌파 정부가 폭주 기관차를 몰고 가는 데 우리가 공동 전선을 펴서 저지를 할 수밖에 없다”며 “아직 정치적 앙금이 서로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제 그 앙금은 해소하고 좌파 정부의 폭주를 막아달라는 국민적 여망으로 우리가 다시 뭉치게 됐다”고 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복당이 이뤄진 이상 모든 앙금을 털어내고 다시 한 번 오른쪽 날개가 무너진데 대해 보수 재건과 일치된 의사가 관철되길 기대한다. 문재인 정부의 독선·독주·오만이 갈수록 극에 달하고 있다”며 “우리의 이념, 신념과 서로 다르지 않는 우리 의원님들과 이걸 막아내기 위해 뜻을 같이 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복당한 김무성 의원은 “서로 간의 생각의 차이나 과거의 허물을 묻고 따지기에는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이 너무나 위중하다고 생각했다”며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들께서 보수는 무조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요청을 해주셨고, 저희는 겸허하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분간 홍 대표가 추진하는 당 혁신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 최경환 의원의 제명 의결을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와 김 의원 측에서는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김무성 의원의 측근인 김성태 의원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홍 대표는 김 의원이 대표 시절 밀어붙였던 100% 상향식 공천과는 반대되는 혁신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홍 대표의 첫 마디가 김 의원을 향한 견제구가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 복당을 놓고 친박계 인사들이 `무임승차`라며 반발하고 나서 계파 갈등을 예고했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서·최 의원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면 김 의원도 예외가 되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홍 대표는 서·최 의원은 당을 어지럽혔다는 이유로 희생양 삼아 출당시키라고 한다”며 “총선 패배의 원인을 제공하고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는 등 당에 큰 해를 끼친 김 의원은 조건없이 입당시키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김진태 의원은 “북풍한설에도 당원들이 피눈물로 당을 지켜왔는데 침을 뱉고 떠난 자들의 무임승차는 있을 수 없다”며 “차라리 바른당 자강파가 소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탈당파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른정당 주호영(대구 수성을) 원내대표는 오는 13일 예정된 전당대회를 마치고 한국당에 합류하기로 했다.

/박형남기자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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