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국빈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8일 국회 연설은 거시적인 한반도 평화 해법을 미시적인 기법으로 설파한 명연설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1950년 한국전쟁에서 함께 싸운 혈맹의 역사에서부터 시작해서 오늘날 남북의 현격한 차이에 이르기까지 통사(通史)적으로 일관하면서 요점을 정리했다. 특히 북한에 대해 강력하면서도 절제된 표현으로 던진 메시지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회 연설에서 예상을 깨고 한미 FTA 관련 언급을 일체 생략한 채 상당부분을 북한에 대한 메시지로 채웠다. 그는 “북한 노동자들이 견디기 힘든 조건에서 무보수로 일하고, 5세 미만 영유아 30%가 영양실조로 인한 발육부진에 시달린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체제는 주민들의 생활향상에 배분한 돈의 절반이상을 기념비탑, 동상을 건립해 독재자를 우상화하는데 썼다”고 비판했다.

이어 “잔혹한 독재자는 주민들을 저울질하고 점수 매기고, 충성도를 자의적으로 평가해 등급을 매긴다”며 “10만명으로 추정되는 북한 주민이 노동수용소에서 강제노역을 하고 있고, 고문·기아·강간·살인을 견디며 고통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는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는 “우리를 과소평가하지 말라. 시험하지도 말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과거와) 매우 다른 행정부다. 미국은 갈등이나 대치를 원하지 않지만 결코 도망치지도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역사에는 버림받은 체제가 많다. 그들은 어리석게 미국의 결의를 시험했다”면서 “미국의 `힘의 결의`를 의심하는 자는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더 이상 의심치 말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종교집단처럼 통치되는 국가`로 규정하고, 김정은을 향해 “당신(김정은)이 획득한 무기는 당신을 안전하게 만들지 않고, 체제를 심각한 위협에 빠뜨린다. 북한은 당신 할아버지가 꿈꾸던 낙원이 아니라 누구도 가선 안 되는 지옥”이라며 “미국의 `힘의 결의`를 의심하는 자는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더 이상 의심치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힘 있는 국가들이 힘을 합쳐 북한의 잔혹한 체제를 고립시켜야 한다”면서 “중국, 러시아도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완전히 이행하고 모든 무역, 기술관계를 단절시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북한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를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도발을 멈추고 핵개발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경우 우리가 밝은 길을 논의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는 약속도 경청하기를 바란다. 무엇보다도, 굳건한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성취한 대한민국의 평화와 눈부신 번영을 지금이라도 벤치마킹할 발상의 대전환을 해주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