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활동이 재테크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요즘 화제가 되는 `레고 재테크`가 그렇다. 레고 재테크는 일부 레고 마니아가 희귀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되는 레고 브릭 상품을 2~3개 더 구매해 소장하다 되파는 식으로 판매차익을 올리는 방식이다.

미국 이베이에서 거래되는 레고 상품 중 최고가 제품 가격을 보면 놀랍다. 레고 피규어 53개가 담긴 48㎝ 크기의 제품 가격이 무려 11만6천174달러(1억2960만원)에 이른다. 데스스타부터 엑스윙스타파이터까지 레고 스타워즈 브릭 24개를 합한 상품은 3만1948달러(3564만원)에 팔리고, 해리포터 미니피규어 55개 풀세트는 1만달러(1115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들 상품은 판매자가 제품 출시 당시 어렵게 구했거나 하나하나 제품을 모아 컬렉션으로 완성시킨 것이어서 노력에 따른 가치가 매우 높게 책정된 셈이다. 지난 2008년 미국서 300달러(33만원)에 판매되던 타지마할은 648만원에, 2007년 199달러(22만원)에 해외 출시된 `에펠탑`은 486만원에 거래된다.

희귀 취미 상품의 가격 상승은 레고 만의 현상은 아니다. 레고가 각광 받기 훨씬 이전부터 피규어나 프라모델 등 모형 상품과 한정판 게임 소프트웨어, 만화책 등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오르는 현상을 일으킨다. 한정판 희귀 상품은 일정 시간이 흐르면 중고라 할지라도 상태만 좋다면 새 상품 이상의 가치를 부여 받을 수 있다. 수요와 공급이 맞물리는 시장 원리에 의해 희귀 상품은 더 이상 신규 공급이 없는 만큼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레고 재테크에서 모든 레고 상품의 가격이 오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주로 시장에 출시된 성인대상 레고 상품에 한정된다. 이는 성인대상 레고상품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단종되기 때문에 경매 사이트나 레고 커뮤니티 등지에서만 구할 수 있다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취미로 모으는 레고를 사재기 해가면서 재테크에 열을 올리는 것은 볼썽 사납다. 그래서 레고가 목돈을 만드는 재테크라고 보기는 어려워 용돈벌이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는 게 좋다는 게 장난감업계 관계자들의 충고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