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자는 항상 삶의 현장속으로 나아가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진 역량으로 사회와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구도자가 되고자 합니다”

포항 용흥동 도심속의 나지막한 연화산 자락에 자리 잡은 대성사 주지 운붕스님.

운봉스님은 예술을 사랑하고 예술에 취해, 그것으로 세상에 가까이 다가서고자 한다.

지금으로부터 33년 전 출가해 81년 대성사의 주지 스님으로 입성한 운붕스님은 겉모습은 불경과 염불을 외는 여느 스님처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운봉스님은 승무와 살풀이 춤의 전수자일만큼 춤에 다능하다.

운붕스님이 춤과의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뒤늦게 진학한 대학 시절부터.

1988년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행정대학원에 입학한 스님은 당시 함께 공부하던 인간문화재 27호·87호 이매방선생의 권유로 승무와 살풀이를 시작하게 됐고, 이매방 선생으로부터 직접 사사를 받았다.

“춤을 처음 시작할 때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 상태였습니다. 만약 그전에 조금이라도 춤에 대해 알았더라면 이매방선생의 가르침을 있는 그대로

익힐 수 없었을 것입니다, 지금와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가르침 그대로를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3차례, 대성사에서 2차례의 개인공연을 가질 만큼 왕성한 활동을 한 스님은 독일 베를린과 일본의 종교단체 초청으로 공연을

펼쳐 현지인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운봉스님은 춤뿐만 아니라 영화에도 관심이 많다.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연극영화과에 2기로 입학해 ‘사울아비’라는 영화 제작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또 한번 기회가 된다면 영화제작에 참여 해보고 싶다고 한다.

이처럼 예술에 대한 스님의 사랑과 열정은 본인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지난 3월 운붕스님은 지역민들을 위해 문화사회교육기관으로 활용할 문화복지회관‘홍인당(弘仁堂)’을 건립했다.

‘크게 어진 사람이 머무는 집’이란 뜻의 홍인당은 연면적 6백여평에 4층의 규모로 강의실, 시민선방, 기도실 외에 전통찻집, 사찰음식점, 결혼식장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오는 9월부터는 ‘홍인문화대’를 개설하고 전통악기, 무용, 다도, 붓글씨, 사찰요리 꽃꽂이 등 생활문화 전반에 걸쳐 시민들이 마음껏 배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제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원효대사’입니다. 어느 누구보다도 격없이 세상을 살다간 분이죠. 저도 그러한 원효대사의 사상을 본받고자 합니다. 사실 그동안 ‘사찰’은 종교색이 짖은 탓에 일반인들이 마음 놓고 찾기는 힘들었습니다. 이제는 대성사가 지역민들 누구나가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몸과 마음의 휴식처가 되는 그런 사찰이였으면 합니다."

/ 글=최승희기자 shchoi@kbmaeil.com, 사진=이용선 기자 photokid@kbmaeil.com

    윤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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