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희
친구들의 목소리가 맑게 울립니다.

“주황아!”

“주황아!”

주황이가 사르르 눈을 뜹니다. 아직도 꿈속으로 알고 있습니다.

“왜 그래?”

그러나 주황이의 목소리는 힘이 없습니다.

“주황아, 괜찮니?”

알록이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주황이를 보고 있습니다. 그 옆에는 달록이와 왕눈이도 배시시 웃으며 보고 있습니다.

“응.”

몸이 무거웠지만 어항 속에 꿈에서처럼 생기가 돌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점박이는?”

“점박이? 지금 깨끗한 물을 너에게 보내준다고 뽀글이 쪽으로 왔다갔다하고 있어.”

알록이가 기분 좋게 웃으면서 이야기를 합니다.

“저기 오네. 점박아, 주황이가 깨어났어.”

왕눈이가 소리칩니다.

“그래, 주황이가 깨어났구나.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모두들 걱정을 했나봅니다. 주황이는 어제부터 지금까지 잠만 잤다고 합니다. 오후인가 봅니다. 해님이 서쪽 베란다

쪽에서 발그레한 빛을 들여보내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일을 달록이가 신이 나서 이야기합니다.

“우리 모두 비실비실 하고 있을 때 나영이 엄마와 나영이가 들어왔어. 우리가 이상한 걸 그때서야 알게 되었어.

병이 걸린 거래. 나영이 친구 집에 가서 약을 빌려왔다더라. 그 약을 먹으니까 정신이 맑아졌어. 주황이 네가 밥을 먹게 해주어서 우리 모두 빨리 나을 수 있었던 거야. 정말 고마워.”

왕눈이의 큰 눈이 더 커졌습니다.

“주황아, 고마워.”

알록이는 얼굴이 빨개지면서 말했습니다.

“너를 따돌려서 미안해.”

점박이의 점이 유난히 선명해져 있는 느낌입니다.

“우리 같이 놀자.”

모두들 친구가 되어 있습니다. 주황이도 언제 아팠냐는 듯이 기분이 상쾌해졌습니다.

나영이가 학원에서 돌아왔습니다. 학원가방을 맨 채 어항으로 왔습니다.

“어, 주황이도 일어났구나. 괜찮니?”

나영이도 걱정을 많이 했나봅니다.

“응, 이제 다 나은 것 같아…”

나영이는 들뜬 목소리로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주황아, 있잖아. 너랑 같이 있었던 까만 금붕어. 그 금붕어가 우리친구 말숙이 집에 있더라.”

“정말? 어떻게 지내?”

“작은 어항에 금붕어 두 마리가 있는데 너무 쓸쓸한 것 같아서 두 마리 더 사려고 네가 살던 수족관에 갔대. 그 때 비 오는 날, 너도 알지? 까만 금붕어 한 마리만 남아 있어서 샀다는 거야. 신나게 헤엄치고 놀고 있었어.”

까막이의 소식을 듣다니 다시 꿈을 꾸고 있는 느낌입니다. 나영이 친구 집에 와 있다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나영이가 내 이야기도 들려주었을 것입니다. 마치 까막이가 옆에 있는 것처럼 기분이 좋아집니다.

“배고프지? 밥 먹자."

나영이가 밥을 듬뿍 넣어줍니다. 친구들이 주황이에게 먼저 먹으라고 권합니다. 주황이는 같이 먹자고 합니다.

사이좋게 밥을 나누어 먹었습니다.

밤이 되고 있나봅니다. 나영이가 불을 켜줍니다. 환한 불빛이 물 속까지 기분 좋게 스며듭니다. 주황이가 뒤뚱뒤뚱 친구들 사이로 헤엄 치며 놉니다. 아무도 뒤뚱이라고 놀리지 않습니다. 그냥 사이좋은 친구들입니다.

<끝>

    윤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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