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등 14개 국내은행
채용추천제 집중 점검

정부가 최근 채용비리와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이병삼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구속되면서 금융권 채용비리 수사가 사정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박성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3일 업무방해·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이 이 전 부원장보에 대해 청구한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전 부원장보는 지난해 상반기 민원처리 전문직 채용과정에서 금감원 출신 지원자들을 합격시키기 위해 서류 조작을 지시하는 등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부원장보는 금감원 출신 3명이 입사지원서에 실제 경력 기간보다 짧게 기재해 불합격 대상이 되자 이들의 인사기록을 찾아서 경력 기간을 수정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일에는 채용비리 의혹을 받은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행장은 지난달 16일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은행 직원 채용과정에서 특정인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제기받았다. 당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이 지난해 하반기 신입사원 150명을 공채하면서 이중 약 10%인 16명을 금융감독원이나 국가정보원, 은행 주요고객의 자녀와 친인척, 지인 등을 특혜채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노조가 제기한 의혹과 관련,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3일 여의도 KB금융지주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KB금융 노조가 고소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여론조사 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금융당국은 금융권 채용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14개 국내은행의 채용추천제도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

자체점검 대상은 우리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씨티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농협, 수협, 대구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제주은행, 경남은행 등 14곳이다.

이들 은행은 이달 말까지 체크리스트에 따라 채용추천 운영 여부와 채용추천을 받는 경우 요건이나 절차, 내규가 있는지를 자체 점검해 금융당국에 보고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각 은행의 자체 점검결과를 보고 필요시 채용시스템의 적정성에 대해 현장점검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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