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당 1호 당원인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마무리하고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출당 문제만 남은 자유한국당에서 당내 분란이 커지고 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서·최 의원을 바퀴벌레로 비유하며 사실상 공개적으로 자진탈당을 요구했다.

홍 대표는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친박계는) 이제 추태 그만 부리고 당과 나라를 망쳤으면 사내답게 반성하고 조용히 떠나라”고 했다.

이어 홍 대표는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다가 자신들의 문제가 걸리니 슬금슬금 기어 나와 박 전 대통령을 빌미로 살아나 보려고 몸부림치는 일부 극소수 잔박(잔여 친박)들을 보니 참으로 비겁하고 측은하다”며 “진정으로 차가운 감방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을 위한다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포일리 구치소 앞에 가서 머리 풀고 석고대죄하라”고 했다. 홍 대표는 “이 사람들을 동지로 생각하고 정치를 해온 박 전 대통령이 정말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자신의 강제 출당 조치에 반발하고 있는 친박계를 조기에 진압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이에 앞서 서 의원은 “한국 정치사의 큰 오점”이라고 했고, 최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만 도움을 주는 이적행위다. 홍 대표는 법적·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반박하며 물밑에서 의견을 조율하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이날 일부 대구·경북(TK) 지역 의원들이 물밑에서 대응책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제 관심은 홍 대표가 서·최 의원을 출당시킬 수 있느냐에 쏠리고 있다. 한국당 윤리위 규정 21조 2항에는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은 위원회의 의결 후 의원총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확정한다”고 적시돼 있다. 특히 의원총회 소집 권한은 정우택 원내대표에게 있다. 정 원내대표는 서·최 의원 출당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쳐왔고, 홍 대표 역시 “의원총회를 열고 안열고는 원내대표 소관”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 안팎에서는 새 원내대표 선출 이후에 서·최 의원의 제명 문제가 논의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출당으로 보수통합의 명분을 마련한 만큼 당분간 당내 기류를 살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홍 대표가 친박계를 바퀴벌레로 비유한 만큼 출당을 결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국당 한 의원은 “(홍 대표가) 박 전 대통령 출당은 물론 서·최 의원 제명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내 (홍 대표에게) 묘안이 있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TK의원들은 서·최 의원 거취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박형남기자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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