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희
알록이와 새 이름 달록이는 어느새 단짝 같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둘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어항 곳곳을 헤엄쳐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싸우기도 잘 합니다. 하나 남은 먹이를 달록이가 먹었다고 알록이가 토라지기도 합니다. 알록이가 바위틈에서 먼저 빠져나갔다고 달록이가 투덜거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알록이와 달록이는 짝꿍이었습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물레방아 뒤쪽으로 가서 숨바꼭질을 하고 놉니다.

주황이는 뽀글거리는 물방울 따라 돌아가는 물레방아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다가 말을 걸어보았습니다.

"얘들아, 나도 끼워 줘."

"숨바꼭질은 우리 둘이 하는 게 더 재미있어. 그렇지, 달록아."

"응."

왕눈이와 점박이는 입 크게 벌리기 시합을 하고 있습니다.

"난 눈이 크니까 입도 커. 아~"

“아니야, 입만큼은 내가 더 커. 아~"

주황이도 같이 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슬그머니 끼어 들었습니다.

"내가 보기에는 둘이 비슷해."

“아니야, 내가 더 커.”

"아니야 내가 더 커."

아무리 입을 크게 벌려도 비슷하게 보인다고 이야기 해주었지만 서로 크다고 우겼습니다.

"흥, 네가 뭘 안다고."

"맞아. 점박아, 우리 저쪽으로 가서 땅 깊게 파기 하자."

왕눈이와 점박이는 주황이 옆을 쌩하니 지나쳐서 주둥이로 바위 밑을 파기 시작합니다.

주황이는 완전히 외톨이가 되었습니다.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며 여기 저기 돌아다녀 보았지만 아무도 보아주지 않았습니다.

말을 걸어주는 금붕어도 없습니다. 어제처럼 괴롭히지는 않지만 너무 심심했습니다. 또 까막이가 생각났습니다. 주황이는 마음이 편안해지는 수초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곳에서 마음껏 슬퍼했습니다. 눈물이 펑펑 쏟아져서 주황이 주변의 물이 짤 정도입니다. 까막이는 지금쯤 무얼 하고 있을까? 새 집이 더 좋다고 떠나버린 친구를 원망하고 있지는 않을까? 까막이가 더 좋은 집에 가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주황이는 혼자서 슬퍼 하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장성희씨 약력>

경남대 국어교육과 졸업

2001년 수필 ‘풍경’으로 등단(한맥문학)

2004년 동화 ‘친구’로 신인상 수상(오늘의 문학사)

한맥문학, 문학사상, 열린문학, 삶터문학 회원

    윤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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