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성·이주성 전무 세아홀딩스·제강 지분 강화
3세 경영 가속화 조짐… 계열 분리 가능성 주목

세아그룹이 세아제강과 세아홀딩스로 경영권이 분리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아그룹에는 동갑내기이자 3세 경영자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경영총괄 전무와 이주성 세아제강 전무가 있다. 둘은 사촌간이다. 두 사람은 최근 자신들이 주력으로 경영하는 계열사 지분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세아그룹의 후계구도가 사촌간 경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이태성 전무의 경우 삼촌이 이순형 세아홀딩스 회장이다. 이태성 전무 부부는 최근 100% 개인 투자전문회사 HPP를 통해 세아홀딩스 지분 5%(20만주, 321억원)를 사들였다. 이태성 전무가 소유하고 있는 세아홀딩스 개인지분은 35%가량이고, HPP의 지분은 5%이다. 합하면 이 전무는 40% 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이태성 전무의 모친인 박의숙 세아홀딩스 부회장도 세아홀딩스 지분 10% 가량을 가지고 있다. 이 전무의 직계가족 우호지분을 다 합하면 52%가 된다. 세아홀딩스 경영에 대한 확실한 지배력이 생긴 셈이다.

이주성 세아제강 전무는 이순형 회장의 외아들이다. 두 사람이 보유한 세아홀딩스의 지분은 이번 이태성 전무의 지분확대로 38%에서 33%로 낮아졌다. 이주성 전무가 있는 세아제강에는 다른 변화가 있었다. 지난달 이태성 전무가 자신의 주식 0.36%를 팔면서 11.08%로 낮아지자 이순형 회장이 11.34%로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결국 이태성 전무 쪽에서는 세아제강 지분을 팔고 대신에 세아홀딩스를 사들였고, 이주성 전무 쪽에서는 세아홀딩스를 팔고 세아제강 지분 확대에 나선 것이다. 두 사촌간에 지분 정리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고 볼 수 있다.

원래 세아그룹은 사촌경영이 뿌리 내린 곳이다. 세아그룹을 이끌었던 이운형 회장이 2013년 해외출장 중에 갑작스럽게 타계하면서 그의 동생인 이순형 회장 체제로 전환됐다. 이운형 회장의 아들인 이태성 전무 집안과 이순형 회장의 아들인 이주성 전무 집안 사이의 지분 관계는 2013년 초반까지만 해도 동등했었다.

그러다가 이운형 회장 작고 이후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이태성 전무의 경우 부친의 상속지분을 받으면서 상속세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지분을 사고파는 경우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이태성 전무는 세아홀딩스를, 이주성 전무는 세아제강을 맡으면서 세아그룹의 분리 경영이 시작되고 3세 경영이 가속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각자의 지분을 강화하면서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사촌간 서로의 사업 영역에 명확하게 선을 그으려는 것이다.

하지만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의 계열분리는 쉽지 않아 보인다. 철강업종이라는 사업 연관성과 수십년간 끈끈한 가족기업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사촌간의 경영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