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34대 총무원장 퇴임식

▲ 대한불교조계종 제34대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최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퇴임 법회에 참석하기 위해 장내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이 원하는 불교가 되는데 앞장서주고, 35대 총무원이 좀 더 건강한 불교를 만들어가기를 기원한다.”

지난 10월 30일 조계종 33·34대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퇴임식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렸다. 이날 퇴임식엔 중앙종무기관과 산하기관 집행부 스님, 중앙종회의원 등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소통과 화합, 자비와 화쟁의 정신으로 조계종단의 화합에 노력했던 자승 스님에게 감사를 전했다. 자승 스님은 “요즘 많이 받는 질문이 `시원섭섭하지 않느냐`다. 시원한 건 확실하고, 섭섭한 마음은 전혀 남아 있지 않다”며 “저와 함께 고생하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이날 퇴임식은 자승 스님의 입장, 삼귀의와 반야심경 봉독, 불교중흥을 향한 지속적 종무혁신, 승려 복지제도 현실화, 조계종 총본산 성역화 불사, 석가탄신일 명칭 `부처님 오신 날`로 개정, 성역 없는 자비와 나눔, 성보문화재 환수 등 그간 조계종 집행부의 활동을 담은 동영상 상영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자승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사서실장 스님께서 8년간 고생이 많으셨다. 교육원장 스님도 여러 어려움 속에서 승가교육에 전념해주셔서 고맙다. 또, 종단이 힘들 때 중심을 잡아 주고 지혜를 모아주신 전국비구니회장 육문 스님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자승 스님은 “종회의원 스님들과 본사 주지 스님들의 협조 없이는 종단과 불교발전에 이를 수 없다”며 “새로운 집행부가 어려운 문제들을 잘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과 종회의원 스님들, 사부대중 모두가 힘을 모아주셨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자승 스님의 퇴임을 아쉬워하는 송별사 낭독에서 중앙종무기관 교역직 스님들을 대표해 단상에 오른 총무원 재무국장 우하 스님은 “갈등과 혼돈 속에서도 서로를 칭찬하며 아름다운 수행자가 되겠다. 어떤 인연도 소홀히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기흥 중앙신도회장은 정연만 부회장이 대신 읽은 축사에서 “자승 스님의 공덕을 이어 중앙신도회 대중들도 정진할 것을 약속한다. 언제나 마음속에 머물며 감로의 법비를 내려달라”고 말했다.

“종단의 책임자로서 헌신하신 큰 덕 덕분에 종무원도 종단을 이끌어가는 한 주체로 성장할 수 있었다. 어느 자리에서도 부끄럽지 않은 불자로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다”는 성만제 종무원조합 위원장의 송별사도 이어졌다.

각계 주요 인사들도 자승 스님의 노고에 고마움을 표하며, 향후 한국사회의 종교지도자로 의미 있는 활동을 해줄 것은 부탁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보내온 영상을 통해 “앞으로 우리사회 원로로서 남북화합과 평화를 위한 활동을 준비한다고 들었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고 건강하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자승 스님은 1972년 해인사에서 지관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74년 범어사에서 석암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받았다. 중앙종회 의원과 조계종 총무원 총무부장, 중앙종회 의장 등을 거친 자승 스님은 2009년 33대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당선된데 이어 2013년 연임에 성공했다.

한편 신임 총무원장인 설정 스님은 지난달 31일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설정 스님은 `불교다운 불교, 존경받는 불교, 신심나는 불교`를 만들어갈 것을 약속했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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