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한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
지난달 11일 문재인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정식 출범했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 회장이 제시하면서 화두로 등장한 4차 산업혁명은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인간과 사물로부터 수집된 데이터의 지능적 활용으로 미래 산업과 사회가 혁신적 변화하는 새로운 단계의 혁명을 뜻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4차산업혁명위원회 출범식에서 4차 산업혁명의 기초 골격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의 실체는 이러한 개별 핵심 기술 그 자체가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의 첫 번째 본질은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융합을 통해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가 출현하는 것이다. 기술과 기술의 융합, 산업과 산업의 융합, 산업과 서비스의 융합이 일어나면서 다양한 신산업과 서비스가 출현하고 이를 통하여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또 시장의 경쟁 룰(Rule)이 급격히 변화되면서 기존 시장의 질서가 무너질 것이다. 자율 주행자동차가 보편화되면 더 이상 자동차메이커가 이 산업을 주도하지 못하고, IT 기업이나 공유서비스 기업이 주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혁신적인 변화에 선도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면 우리가 갖고 있던 빵도 빼앗길 수밖에 없다.

또 하나의 본질은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다양한 욕구에 대한 가장 효율적인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신발회사인 아디다스는 23년 만에 공장을 중국에서 독일로 귀환시키면서 대량 생산방식에서 벗어나 개인 맞춤형 생산이 가능한 미래 지능형 공장으로 구축했다. 고객이 온라인에서 자신만의 신발디자인 색깔, 재질, 깔창을 주문하면 며칠 이내에 고객에게 배달해 준다.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함으로써 신발 총 제조 시간을 3주에서 5시간으로 단축하고 디자인에서 매장 진열까지 1년 6개월 걸리던 것을 10일로 단축했다.

고객의 차별화된 욕구를 만족시키고 제조방식을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지능화하는 것이 제조업에서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이 주는 중요한 변화는 우리 사회의 환경, 에너지, 의료, 재난, 교통 등 다양한 사회문제가 혁신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 시티, 원격진료, 조기재난 대응 등의 다양한 솔루션이 우리 생활 깊숙이 스며들고 우리의 삶의 질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을 정부가 주도해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주도적으로 핵심기술과 서비스 개발을 위해 마음껏 뛸 수 있도록 정부는 우리의 환경과 규제도 글로벌 경쟁력이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인재에 대한 기업의 흡인력도 향상될 것이다. 국내 최고 명문대학의 인공지능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한 우수한 인재가 해외 기업으로 유출되고 있는 현실은 아직도 우리 기업이나 국내의 인재운용 환경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추진력은 창업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차별화된 기술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창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창업생태계가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창업과 신산업 창출이 이어지는 혁신생태계를 조성하고 일정기간 규제 없이 사업할 수 있는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약속은 이전 정부가 제시한 정책과 유사하다. 미래 100년을 준비해야 하는 방향과 전략이 이어지는 정부마다 달라진다면 절대 강한 추진력과 속도를 가질 수 없기에 이번 정부의 4차 산업혁명 추진 방향은 올바르다고 본다.

지금까지 정책과 전략은 좋았지만 항상 세부 실행력의 부족함이 문제였다. 이제는 구체적인 실행이 하나씩 적기에 잘 추진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