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해 철

신의주까지 갈 거야

그리운 서울 가는 길

부드러운 산과 들, 밥알 같은 마을 위에

깨끗한 눈물처럼 햇살이 맺힐 때

그래 형제들아 이대로 신의주까지 갈 거야

개여울의 물살처럼 가슴은 흔들리고

그날이 오면 한라에서 백두

삼수갑산서 목포까지 걷기대회가 열릴 거야

나팔이 울리고 장구가 덩더쿵거리고

꽹과리 신이 나면 남에서 북에서

얼싸안고 뛸 거야

토끼풀과 머루를 따먹으며

다디단 황토로 배를 채우며

끝에서 끝까지 걷고 걸을 거야

외줄기 서울길 치달리다 보면

철조망도 포고문도 뚫어버리고

화약고 지뢰밭 밀어버리고

말 달리 듯 한없이 갈 것만 같아

죄어오는 숨막힘

터질 듯 할 거야

서울에서 좀 더 북쪽으로 내달으면 분단의 상징인 휴전선 철조망이 있고 남북을 잇는 도로는 막혀있다. 시인은 서울을 거쳐 북쪽으로 달려가 남북이 하나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한민족의 한과 염원이 서린 통일조국을 염원하고 있는 것이다. 남북의 통일 뿐만 아니라 갈등과 대립이 있는 곳에 화해와 협력을 바라고, 계층과 계층이, 지역과 지역이, 세대와 세대가, 백두와 한라가 서로 가슴과 가슴으로 이어져 빛나는 화해의 광장을 간절히 염원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