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근혜·서청원·최경환 출당 문제 논의
혁신위 “친박청산 안되면 중대 조치 취할 것”

▲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 류석춘 위원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초·재선 의원들이 1일 선수(選數)별로 각각 회동을 하기로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매듭지을 최고위원회를 앞둔 상황에서 회동한다는 점에 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당 의원 107명 가운데 초선 44명, 재선 33명인 의원들이 한 목소리를 낸다면 정해진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초·재선 의원들이 홍준표 대표를 지원사격해줄 지, 친박계에게 힘을 실어줄 지, 아니면 홍 대표 사퇴와 친박계 탈당을 요구할 지 여부가 주목된다.

우선 한국당 재선 의원들은 여의도 한 식당에서 회동을 갖고 박 전 대통령과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최경환(경산) 의원 출당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선 의원 가운데 상당수가 친박 성향으로 분류되고 있다는 점에서 홍 대표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이 자리에서 `홍 대표도 잘못했고, 서·최 의원도 잘못했다는 양비론이 나오면 상처를 받을 대로 받은 서·최 의원보다 홍 대표가 정치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홍 대표에 대해 `더 좋은 방안은 없었던 것이냐`는 부정적 기류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홍 대표와 서·최 의원 모두 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방점은 홍 대표에게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친박성향의 재선 의원 10여명은 지난 29일 만찬을 갖고 홍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1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날 친박성향으로 분류되는 초선의원들도 국회 본청에서 모인다. 이들 중 상당수가 대구·경북(TK) 지역구를 지녔고, 비례대표 의원들은 친박성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초선의원 회동에서는 홍 대표나 서·최 의원 중 한쪽에 무게를 싣기보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입장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TK지역 초선 의원들 역시 지역 상황 등을 고려해 박 전 대통령, 서·최 의원 출당에 대해 공개적인 입장을 꺼려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다만 일부 초선 의원들이 `서·최 의원 탈당과 홍 대표 사퇴`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의식해 홍 대표는 그 불똥이 자신에게까지 미칠 파장을 방지하려고 1일 초선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 혁신위원회는 31일 박 전 대통령과 서·최 의원의 자진 탈당 조치에 대한 당 일각의 반발을 `반(反)혁신`으로 규정했다. 특히 혁신안에 반대하는 인사들에 대한 당직 배제 등 강력한 조치를 요구했다.

혁신위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발표한 긴급 성명에서 “박 전 대통령과 서·최 의원에 대한 혁신위의 자진탈당 권유는 `육참골단(肉斬骨斷·자신의 살을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의 심정으로 제시한 것으로, 이를 통해 보수 재통합과 국민 지지를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대의에도 우파 몰락의 책임을 외면한 채 작은 이익에 파묻혀 공작적인 정략과 술수로 여전히 당을 분열로 이끄는 작금의 사태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탐욕과 거짓의 술수로 당을 분열시키는 모습은 반혁신적 정치모리배의 전형”이라고 비판, 홍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친박 청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혁신위가 중대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혁신위가 제시한 방향으로 당이 나아가지 않는다면 저희가 사퇴하는 것은 물론, 그런 결과를 만들어낸 홍준표 대표도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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