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복지국가를 지향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각종 복지제도가 전 분야로 확대되고 복지 개념의 혜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복지 분야에 투입되는 국가 예산도 내년에는 전체 예산 대비 34%에 달한다. 처음으로 3분 1을 넘어섰다.
그러나 선진복지 국가에 도달하기까지는 아직 부족해 보이는 부분이 적지 않다. 국민이 몸으로 느끼는 복지국가가 되기까지는 국민적 의식의 선진화도 중요할 것 같다.
최근 우리나라도 남성 육아휴직이 급격히 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현상이 우리 사회에 번지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전체 육아휴직의 12.4%가 남성 육아휴직으로 집계되고 있다. 육아 휴직자 10명 중 1명이 남성이다. 그 증가 속도도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 남성들의 육아 휴직 증가는 `여성은 육아` `남성은 일터로`라는 우리사회의 고정된 관념이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남녀 성 평등 개념의 발전적 변화 양상이다.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 스웨덴은 아빠와 엄마의 차이는 모유가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는 농담이 있다고 한다. 아빠 육아가 사회 통념으로 일반화 돼 있다. 남자가 육아 휴직을 신청한다고 해서 직장에서 이상스러울 것이 하나도 없다. 보수적 직장 분위기 때문에 남의 눈치를 봐야하는 우리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이다.
아빠의 육아휴직이 성 평등 해소나 저출산 극복을 위한 과정이 아니고 복지개념으로 받아들이는 우리사회의 성숙한 인식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