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 최저임금 인상에 이어 근로시간 단축을 강행하려 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영세 자영업자들과 중소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추진 중인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은 업계의 고충을 전혀 모르는 탁상공론식 정책이라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영세 자영업체 중 외식업계는 내년부터 최저임금이 7천530원으로 현재 6천470원보다 16.4% 인상하면 경영이 어려운 상황인데, 여기에 근로시간 단축까지 더해지면 더 이상 경영은 힘들 것이라고 자포자기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현재 정부는 법정근로시간을 현행 주 68시간에서 주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은 근로시간 단축을 대비해 시범운영에 들어가는 등 준비에 나섰지만 문제는 대응능력이 없는 영세 자영업자들과 중소기업체들이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도 문제지만 근로시간 단축이 만성적인 구인난 탓에 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중소기업체 대표인 A씨는 주야간 12시간 2교대제를 시행하고 있어서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면 8시간 3교대로 생산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데, 현재 추가 고용해야 할 인원이 30명에 달하지만 인건비는 차치하고 공장에서 일할 사람을 찾기가 너무 어렵다고 했다.

편의점 같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그동안 본인이 8시간 가량 근무하면서 나머지 시간은 아르바이트 학생들을 활용해 운영해 350만원 가량 수익을 올려왔는데, 최저임금 인상에 이어 근로시간까지 단축되면 본인이 12시간 이상 근무하면서 200만원도 안되는 수익구조로 바뀌게 돼 폐업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을 추진하는 취지는 저소득 근로자들의 수익을 올려주거나 장시간 근로를 강행하는 노동환경을 개선해주려는 것일게다. 하지만 경제현장에서 들려오는 영세 자영업자들과 중소기업들의 한숨어린 탄식은 왜 못들은 척 하는 걸까.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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