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재영포항문인협회장
시월을 보내면서 곳곳에서 치러지고 있는 문화 행사 소식을 접하게 되고 가까운 곳의 문화 행사는 직접 참여도 한다. `문화대국`, `문화 발전`, `문화 국민`, `시민문화`, `선진문화` 등의 타이틀에서 쉽게 보듯 문화는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식의 용어가 되고 있다. 사전에 설명한 문화의 여러 뜻 중 첫 번째는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삶을 풍요롭고 편리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가고자 사회 구성원에 의해 습득, 공유, 전달이 되는 행동 양식. 또는 생활양식의 과정 및 그 과정에서 이룩해 낸 물질적, 정신적 소산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적혀 있다.

삶을 풍요롭고 편리하고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일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기본 덕목이다. 과거보다 더 풍요롭고 멋지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는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없어진 문화가 있는가 하면 변화하고 있는 것도 있고 새로 생긴 양식의 문화도 있다. 변화하고 있는 문화 중 대표적인 것은 장례문화다. 예전에는 마을에 사람이 죽으면 마을 사람들은 만사를 제쳐 두고 초상난 집의 일을 거들었다. 그것이 연세 많은 노인의 죽음일 경우 호상(好喪)으로 마을 축제 형식으로 치러졌다. 출상 전날 밤이면 마을 공터에서 상여를 메고 발을 맞추는 놀이도 했다. 그 시절의 그런 장면을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 가장 중요시되었던 죽음 의식은 오늘 도시 곳곳에 `장례식장`이란 식장에서 간단한 의식을 마치고 끝나게 된다. 과거의 의식은 `상여놀이`라는 문화로 재현할 뿐이다. 그와 반대로 새로 생긴 것은 기기(器機)를 이용한 문화다. 이미 과학의 산물을 이용한 문화는 우리 생활 곳곳에서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놀이로 발전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는 것이 드론(Drone) 문화다. 드론은 하늘이란 공간을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는 과학발전의 산물이다. 드론을 이용한 촬영은 한 컷의 사진에서 동영상으로 발전하면서 새로운 영상물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드론을 이용한 놀이 문화도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사람 대신 드론으로 축구하는 경기도 머지않아 놀이문화로 발전할 것이다.

대중성 있는 문화가 있는가 하면 어떤 것은 일부 소수만이 즐기는 문화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화를 경제발전의 동력으로 여기는 지역자치 단체는 다양한 문화 행사를 주도하고 있다. 경주는 신라문화제를 주도하고 있고, 포항시는 가을을 맞아 일월문화제를 추진하였다. 대부분 관에서 주도하는 문화행사는 시 공무원과 주민을 동원하는 행사로 진행되고 있는 편이다. 개인과 기업, 시민 단체에서 주관하는 행사도 치러지고 있지만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행사를 제외하고는 일반인의 자발적 참여를 얻기 힘든 면이 있다.

지역성이 강한 독특한 문화 행사는 지역의 자원이고, 힘이고, 발전의 동력이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오늘의 문화가 우리 곁에 있을 때 그 문화는 더욱더 사랑받고 발전할 것이다. 사람이 몰리는 문화 현장은 볼 것뿐만 아니라 들을 것도 있으며, 맛볼 것이 있고, 느낄 것이 있기에 경제효과를 가져온다.

노래 한 곡, 시 한 편, 그림 한 점이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시월의 끝자락이다. 이미 펼쳐진 지역문화를 보다 발전시키는 일은 무엇보다 지역민의 관심이다. 곳곳에서 펼쳐지는 문화현장을 시민들이 스스럼없이 찾을 때 그 시간은 힐링의 시간으로 그야말로 에너지를 충전하는 아름다운 시간이 되고, 지속발전 가능한 문화행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