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사소한, 지독히 아득한` · 마음서재

건조하지만 인간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 묻어나는 문체로 세상을 탐구해온 소설가 임영태 씨의 신작. “따뜻한 시선 속에서 한 인간의 성찰이 뭉클한 여운을 남긴다”는 평가(문학평론가 송희복)를 받은 이 작품은 지방 소읍의 조그만 편의점을 배경으로 우리 시대의 욕망과 허무를 진지하게 탐구하고 있다.

`희대의 배신도 숭고한 헌신도 먹고사는 일을 둘러싼 발걸음`이라는 문장이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다를 바 없는 내일을 살아가면서도 끊임없이 타자와의 소통을 갈망하는 인간 실존의 흔들림을 확인할 수 있다.

 

◆`우화` ·보리

`직설`이 아닌 에둘러서 세상사를 비판하거나 새로운 깨달음을 주는 걸 `우화`라고 한다. 무언가 내놓고 말하기가 힘들 때 사람들은 바로 이 우화에 기댄다. 그런 차원에서 우화는 현실과 대단히 밀접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오랫동안 한국의 옛 이야기를 채록해 아이들에게 전달하고자 힘써온 서정오 씨가 출간한 이 책은 위정자와 갑질을 일삼는 이들, 법을 법답게 다루지 못하는 현실, 아이들을 공부로만 내모는 세상을 점잖게 비판하고 있다.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저자는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고, 옛이야기 다시쓰기와 되살리기에 힘써왔다.

 

◆`일본 노동 정치의 국제관계사` · 후마니타스

노동운동을 해온 사람들은 `냉전의 역사`를 어떻게 바라봤을까? 냉전의 또 다른 전선이 된 자유주의 진영의 노동조합 역사와 미국의 무역정책, 국제적 정세와 무관할 수 없었던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의 노동조합운동을 깊이 있게 다룬 책이다. “일본 노동운동의 경험은 여러 점에서 타산지석의 교훈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그 관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것이 책을 번역한 임영일 씨의 바람이다. 임씨는 서울대 사회학과에서 공부했고, 현재 창원노동사회교육원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자는 일본 히토쓰바시대학 교수인 나카키타 고지.

 

◆`멀티족으로 산다` · 쌤앤파커스

회사를 다니면서 캘리그라피로 본업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사람, 요리 블로그를 운영하다가 그 콘텐츠로 책을 내는 사람, 1인 미디어로 연예인처럼 유명해진 사람…. 세상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경제적인 측면의 이익도 얻는 `멀티족`들이 있다. 취미가 다양하고, 독립적이며, 주관이 확실한 반면 규칙을 따르는 것에 불편을 느끼는 멀티족.

책은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뜻에 따라 좋아하는 일에 아낌없이 시간을 투자하는 멀티족을 소개하면서, `제대로 된 멀티족`으로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홍성식기자

    홍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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