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ㆍ특집
계절별 특색있는 해양·산악 관광 프로그램으로 세계인 유혹호주·부산 사례 취재·분석
`해양관광도시 포항` 로드맵 제안
홍성식기자  |  h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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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7.10.26   게재일 2017.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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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선샤인코스트엔 고래를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체험관광 프로그램이 있다.
 

배는 말 그대로 만경창파(萬頃蒼波) 위에 떠있었다. 거짓말처럼 바로 코앞에서 포말을 일으키며 고래 한 마리가 뛰어올랐다.

고교 시절 읽었던 허먼 멜빌(Herman Melville·1819~1891년)의 소설 `모비 딕`이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등장하는 고래만큼 거대하지는 않았지만, 얼핏 보기에도 몸길이가 20m는 넘을 듯한 제법 큰 녀석이었다.

배에 탄 호주 초등학생들이 “서프라이즈(Surprise)!”라는 감탄사를 연발한 건 물론이다. 그들만이 아니었다. 70대로 보이는 은발의 노부부 또한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놀라움의 순간은 몇 분의 사이를 두고 반복됐다. 배의 오른편에서 헤엄치던 고래가 바다 아래로 사라진지 후, 이번엔 왼편에서 아까보다 더 큰 고래 2마리가 나타났다. 배에 오른 관광객들이 자기들을 만나러 온 것을 아는 양 어른 키만한 커다란 꼬리를 흔들며 자맥질을 반복하는 고래들. 현실이 아닌 동화 속 풍경 같았다.


포항 인구 절반의 도시 `선샤인코스트`
고래 관찰 등 다양한 해양관광 제공
화산 용암지형 `글래스하우스 마운틴`
독특한 풍경·체험관광으로 인기

글 싣는 순서

1. 포항 관광산업의 현주소
2. 골드코스트가 여행자를 매료시키는 이유
3. 글래스마운틴과 선샤인코스트가 선사하는 즐거움
4. `해양관광의 메카` 부산을 가다
5. 포항이 만들어가는 관광도시의 미래

  ▲ 호주 내륙 산과 들에선 다양한 체험 관광을 즐길 수 있다.  
▲ 호주 내륙 산과 들에선 다양한 체험 관광을 즐길 수 있다.

◆ 고래를 만나러 `선샤인코스트`에 가다

호주 선샤인코스트(Sunshine Coast)는 푸른 바다 위에서 매혹적인 고래의 유영을 관찰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으로 유명한 곳이다.

1~2시간 정도 배를 타고 먼 바다로 나가 무료로 제공되는 홍차와 과자를 먹으며 거대한 고래의 귀여운(?) 재롱을 즐길 수 있는 선샤인코스트의 `고래 관찰 체험프로그램`에 지불되는 비용은 100AUD(한국 돈 8~9만원) 정도.

퀸즐랜드주(州)의 주도인 브리즈번에서 북쪽으로 96km 지점에 자리한 선샤인코스트의 인구는 약 30만 명. 포항 인구의 절반이 조금 넘는 사람들이 사는 크지 않은 도시다. 그럼에도 계절마다 특색 있는 관광 프로그램이 준비돼 이를 즐기려는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애초 선샤인코스트는 북부의 누사시(市), 중부의 마루치시, 남부의 칼론드라시로 구성돼 있었다. 2008년엔 이 도시들이 합쳐져 선샤인코스트시(市)가 됐다.

선샤인코스트의 매력은 바다에 서식하는 `고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관광 프로그램만이 아니다. 오스트레일리아 동물원, 오지 월드, 언더워터 월드, 빅 파인애플 공원과 마제스틱 극장 등도 여행자들의 호평을 받는 관광지다. 호주는 한국과 달리 12월과 1월이 무덥다. 이 시기에는 선샤인코스트 곳곳에서 나이트마켓이 열려 `한여름 밤의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다. 두꺼운 외투를 껴입고 입김을 내뿜는 게 아니라, 수영복을 입고 차가운 샴페인을 마시며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는 것이다.

선샤인코스트 `관광의 핵심`이라 불리는 지역은 북부 누사헷즈다. 이곳에서는 수영과 서핑 등 다양한 해양관광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해변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그레이트샌디 국립공원에선 승마와 낙타 타기도 할 수 있기에 연중 관광객이 끊이질 않는다. 또한, 누사헷즈는 모험심 가득한 청년들이 선호하는 `프레이저섬 투어`의 출발지이기도 하다.

  ▲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  
▲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

◆ 볼 때마다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오는 풍경

브리즈번에서 1시간 30분 가량을 자동차로 달려 고래 관찰 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선샤인코스트 부두에 도착하니 점심을 먹을 시간이었다.

우연이었을까? 출입문을 열고 들어간 식당의 운영자가 한국인 부부였다. 초밥과 간단한 면 요리를 판매하는 그곳에서 물었다.

“가까운 거리에서 고래를 볼 수 있다는 것 외에 또 어떤 매력이 선샤인코스트에 있나요?”

호주에 정착한지 10년이 넘었다는 부부가 환히 웃으며 답을 해줬다.

“파도타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길 파라다이스라고 불러요. 해변이 근사한 것은 물론이고, 서핑을 하기에 적절한 파도가 서퍼(Surfer·파도타기를 하는 사람)들을 불러 모으죠. 끝이 보이지 않는 해안선을 따라 펼쳐지는 경치는 매번 봐도 볼 때마다 새롭고 놀라워요. 고래를 만나고 돌아오면 배를 타고 나가 낚시도 한 번 해보세요. 한국에선 보기 힘든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 겁니다.”

기자를 포함한 50여 명의 승객을 싣고 고래를 보러 나갈 배를 기다리는 동안 선샤인코스트에서 25년째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밀러(52) 씨를 만났다. 맑은 공기와 눈부신 햇살 아래서 스트레스 없이 살기 때문일까? 그는 나이보다 훨씬 젊어보였다.

“보석처럼 빛나는 바다와 최고의 경관을 하늘로부터 선물 받은 도시”라고 선샤인코스트를 치켜세운 밀러 씨는 ◆관광객과 함께 호주 사람들도 사랑하는 누사헷즈 해변 ◆기묘한 풍경을 자랑하는 알렉산드라 헤드랜드 ◆카란드라 킹스비치 ◆자유스러움이 넘쳐나는 알렉산드리아비치 등을 `꼭 돌아봐야 할 선샤인코스트의 주요 관광지`로 추천했다.

  ▲ 화산의 용암이 냉각되며 형성된 글래스하우스 마운틴.  
▲ 화산의 용암이 냉각되며 형성된 글래스하우스 마운틴.

◆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한 흥미로운 프로그램”

“여러분, 이제 고래를 보러 출발합니다”라는 선장의 안내 방송과 함께 서서히 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승객 모두가 기대감에 들뜬 표정이었다.

사실 고래를 10~20m 앞에 두고 관찰한다는 건 BBC나 NHK의 자연·생태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에게나 허락된 경험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렇기에 선샤인코스트의 `고래 관찰 체험프로그램`은 여행자에게 흔하지 않은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고 말해도 좋다.

시드니(Sydney)에서 남편, 아들과 함께 선샤인코스트를 찾았다는 에밀리(34) 씨는 “호주는 나라 전체가 바다에 둘러싸인 섬이죠. 하지만, 어디서나 고래를 볼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헤엄치는 고래를 보는 건 정말이지 드문 일입니다. 잊을 수 없는 흥미로운 광경이네요. 마치 근사한 생일선물을 받은 느낌입니다”라며 파도에 흔들리는 배 위에서 아들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34년을 살아온 엄마에게도 흔치 않은 경험이었으니, 아들 마틴(6)에게는 분명 처음 있는 일이었을 것이다. 자기보다 수백 배가 큰 거대한 동물이 청옥색 물보라를 튀기며 수면 위로 솟구쳤다가 바다 깊숙한 곳으로 사라지는 광경을 본 것이. 엄마 뒤에 몸을 숨기고 본 신비한 고래의 점프. 마틴의 푸른 눈동자에 새겨진 기억은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을 게 분명했다.

  ▲ 캥거루와 함께 호주의 상징 중 하나인 귀여운 코알라가 그려진 열기구.  
▲ 캥거루와 함께 호주의 상징 중 하나인 귀여운 코알라가 그려진 열기구.

◆이곳은 조그만 유럽? 글래스하우스 마운틴

선샤인코스트를 둘러보기 전 들른 글래스하우스 마운틴(Glass House Mountains)은 호주의 해변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닌 내륙의 관광명소다.

영국 여왕의 총애의 받은 `위대한 탐험가` 제임스 쿡(James Cook·1728~1779)이 이름을 지었다는 글래스하우스 마운틴은 화산의 용암이 냉각되며 형성된 독특한 지형으로 방문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곳의 높고 낮은 화산 봉우리들은 호주 관광의 빼놓을 수 없는 자산이다.

호주관광청에 따르면 `글래스하우스 마운틴 안내센터`에서는 다양한 현지 상황과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글래스하우스 마운틴 내에 자리한 메이플톤(Mapleton)과 몬트빌(Montville)에선 프랑스나 스위스 등 서유럽 시골마을의 정겨운 풍경과 만날 수 있다. 울울창창한 숲이 우거진 조용한 산책로와 아기자기한 호주 공예품은 여성 관광객의 환호성을 불렀다.

독일에서 왔다는 클라우디아(33) 씨는 “지난해 여행한 남부 프랑스 마을보다 더 예쁜 것 같다. 내일은 티브로가건 산(Tibrogargan Mount)에 올라 아름다운 풍경을 내려다보고 싶다”며 기념품점에서 구입한 팔찌를 자랑했다.

선샤인코스트와 글래스하우스 마운틴을 방문하고 브리즈번으로 돌아오는 길. 자연이 준 환경에 사람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개발하는 것만이 문화관광산업의 활성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교과서적인 원칙이 다시 한 번 떠올랐다.

그날 밤, 기자는 선샤인코스트에서 본 고래를 타고 글래스하우스 마운틴 위를 날아다니는 꿈을 꾸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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