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탐지기 수사서
`거짓 반응` 훨씬 많아

직장 선배의 5살 아들을 데려갔다가 3일만에 숨지게 한 사건의 용의자가 경찰의 거짓말 탐지기 수사에서 `거짓 반응`이 훨씬 많이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칠곡경찰서는 25일 사건 용의자 안모(29·일용직근로자)씨를 상대로 거짓말 탐지기 수사를 벌인 결과 `거짓 반응`이 `진실 반응`보다 많이 나왔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거짓말 탐지기 수사 후 새로운 사실들을 자백했다.

안씨는 “직장 선배 아들 박군을 처음부터 모텔을 데리고 간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갔다”며 “아내에게 박군을 집에 하루 데려간다고 말한 뒤 집으로 데려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박군이 당시 동년배 아이들보다 지적능력이 떨어지는 상황이었지만 평소 안씨와의 친분으로 거부감 없이 따라온 것으로 보고 있다. 안씨는 “집에서 아이를 씻기는 과정에서 아이가 씻는 것을 거부하고 마구 뛰어다녀 우발적으로 거칠게 다뤘다”면서 “그런 과정 중에 아이가 넘어져 머리를 부딪혔고, 구토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의 몸에 멍이 들었고, 아이를 바로 보육원이나 키즈카페, 아이의 부모에게 데리고 가면 아동학대를 의심받을까 두려워 멍이 빠질 때까지 구미의 모텔로 데려간 것”이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경찰은 거짓말 탐지기 수사에서 `거짓 반응`이 많이 나온 만큼 시신의 부검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부검결과는 한달여 쯤 뒤에 나온다.

칠곡경찰서 김기갑 여성청소년과장은 “집에서 모텔로 데려간 것은 약취유인 혐의를, 힘으로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다치게 해 숨졌다면 상해치사 혐의를 각각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6개월 동안 월 27만원의 보육비를 받아 챙긴 것 역시 사기 혐의로 특가법에 넣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안씨는 오는 27일 대구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된다.

한편 박군은 지난해 10월 2일 안씨를 따라갔다가 3일만인 5일 새벽 1시께 모텔에서 숨졌다. 박군 아버지의 뒤늦은 경찰 신고로 1년만인 지난 17일 구미시 낙동강 산호대교 아래에서 시신이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칠곡/김재욱기자

    김재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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