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꽃동네 유지재단
축복식… 6천500기 안치

▲ 정진석 추기경(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23일 충북 음성 꽃동네가족 묘원인 `낙원`에 마련된 `추기경 정진석 센터` 준공 축복식을 주례하고 있다. 이 센터는 꽃동네 유지재단이 지은 무연고자 유골 봉안시설이다. /연합뉴스

외롭고 쓸쓸하게 마지막을 맞이한 무연고자들을 위한 유골 봉안시설이 충청북도 음성 꽃동네에 들어섰다.

예수의 꽃동네 유지재단(이사장 오웅진 신부)은 지난 23일 무연고자 유골 봉안시설 `추기경 정진석 센터` 축복식을 개최했다. 이날 축복식에는 정진석 추기경과 꽃동네 오웅진 신부, 이필용 음성군수, 이광진 도의원, 윤창규 음성군의회 의장과 군 의원 등 관계자와 신도 등 3천여 명이 참석했다.

그간 연고를 찾을 수 없는 노숙인 등의 장례를 치러온 꽃동네는 지난 2015년 9월 전국 무연고자의 유골을 봉안할 `추기경 정진석 센터`를 꽃동네 설립 40주년 기념사업으로 추진해왔다. 이날 참석자들에게 공개된 화강석 유골 봉안함은 꽃동네 유지재단이 자체 설계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기경 정진석 센터`는 무연고 상태에서 사망한 사람들의 유골을 무료 봉안할 수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시설이다. 지하 2층, 지상 3층에 1만419㎡ 규모로 세워진 센터에는 봉안함 6천500기를 안치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건물 외부에도 5만8천900여기를 안치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했다.

축복식에 자리를 함께 한 꽃동네 설립자 오웅진 신부는 “이곳은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이 사랑으로 재회하는 아름다운 공간이 될 것이고, 무연고자로 세상을 떠난 이들이 안식할 수 있는 묘원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정진석 추기경 역시 “2014년엔 교황께서 음성 꽃동네를 방문했다. 이것은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꽃동네를 격려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유골 봉안당은 사랑을 실천하는 정점이 됐다”고 강론했다. 이에 덧붙여 정 추기경은 “여기 안장된 사람들과 꽃동네 봉사자 등은 축복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꽃동네 유지재단 관계자가 대독한 축사를 통해 “사랑과 평화의 상징인 꽃동네가 설립 40주년 기념사업으로 추진한 `추기경 정진석 센터` 완공 축복식을 축하드린다”고 전하며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들과 함께 하는 가톨릭의 사랑 실천이 더욱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부탁했다.

한편, 오웅진 신부 등 예수의 꽃동네 유지재단은 지난 6월 7일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다. 이날 오 신부 일행은 `교황 프란치스코 센터`와 `추기경 정진석 센터` 머릿돌 강복을 받기도 했다.

꽃동네의 역사는 1976년 오웅진 신부가 걸인을 구제하기 위해 `사랑의 집`을 열면서 시작됐다. 1981년엔 전국적 후원 회원 모집이 진행됐고, 1982년에는 현 부지 1만 평을 매입했으며, 1984년에 사회복지시설 인가를 받았다.

이후 정신 요양원, 노인 요양원, 알코올중독자 요양원, 인곡자애병원, 가평 꽃동네, 음성 꽃동네 심신장애인 요양원 등을 설립한 꽃동네는 16개 복지시설과 3개 교육·의료시설을 갖추고 있다.

얻어온 밥으로 다른 걸인을 먹인 고 최귀동 할아버지의 휴머니즘을 기억하는 꽃동네의 현재 입소자는 2천100여 명으로 알려졌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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