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메시지

고위 공직자와 정·재계 인사들이 대거 연루된 부패 스캔들로 세계인의 우려를 사고 있는 브라질.

브라질 현지언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사진> 교황은 최근 “브라질은 현재 부패 스캔들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절망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고 있다”며 “이들을 치유해 희망으로 이끌 위기 극복에 가톨릭 성직자들이 주역이 돼 달라”고 말했다. 로마 바티칸 `컨시스토리 홀(Consistory Hall)`에서 브라질 신앙공동체 회원들을 만난 자리에서다.

이는 브라질 가톨릭 성직자와 신자들이 단결해 부패와 맞서 당당히 싸울 것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국민은 단결하고 성직자들은 연대의식을 다져 일체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모든 부패에 맞서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교황이 브라질 가톨릭 성직자와 신자들에게 `반부패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2일에도 교황은 브라질 상파울로시 인근에 위치한 아파레시다(Aprecida) 성당에서 개최된 `검은 성모상 발견 300주년 기념미사` 영상 메시지를 통해 “오늘의 브라질은 신앙과 희망을 의심치 않는 사람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절망이 우리를 낙담시킬수록 희망의 날에 대한 신념을 잃어선 안 된다”며 “경건함과 나눔을 통한 사랑은 부패와 자기만을 위하는 이기주의보다 강하고 빛날 것임을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브라질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부패의 관행을 끊어내자”는 요지가 담긴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가 나올 때 참석한 가톨릭 신자들은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것으로 지목된 정치인과 고위 인사들에게 야유를 보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브라질 국민의 90% 이상이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은 기념 미사에도 불참했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테메르 대통령은 국정운영에 관해서도 참담한 성적을 받았다. 브라질 국민의 5%만이 현 정권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고,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73%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한 또 다른 여론조사 결과도 주목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지난 23일 브라질에선 `부패 스캔들 수사의 미래`를 묻는 조사가 있었다. 여기서 국민의 94%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부패 수사는 끝까지 계속돼야 한다”는 뜻을 드러냈다.

“부패수사가 브라질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답변도 71%에 이르렀다. “부패 스캔들에 관한 철저한 조사가 브라질 민주주의를 강화할 것”이라고 답한 이들도 76%였다. 반면, “부패수사로 인해 경제와 고용환경이 나빠질 것”이라 예상한 국민은 42%에 그쳤다.

한편, 브라질 사법 당국은 지난 2014년 3월부터 `라바 자투(Lava Jato) 작전`으로 불리는 반부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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