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개화<br /><br />단국대 교수
▲ 배개화 단국대 교수

최근 들어 공원이나 집 앞에서 행인이 개에게 물려 다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집에서 유아가 반려견에게 목이 물려 사망했다던지, 공원에서 노약자가 산책 나온 개에 물린 후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서 반려견에 대한 관리 및 안전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이지고 있다.

이런 여론에 불을 붙인 것은 며칠 전 유명 한식당(한일관) 대표가 개에게 물린 후 사망한 사건이다. 그는 이웃집의 프렌치 불독에게 다리를 물렸는데, 그것이 패혈증으로 발전하여 숨졌다. 프렌치 불독의 주인이 유명 연예인인 최시원 씨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개 물림` 사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더욱 커졌다.

사람이 사망한 사건이지만, 사건 당사자들의 의사에 따라서 이 사건이 법정으로 간다든가 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피해자의 가족이 “배상을 받고 싶지 않다”고 밝혔으며, 경찰도 이 사건과 관련해서 최시원 씨 가족에 대해서 수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이 문제를 쉽게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개를 안락사 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나쁜 개는 없다, 관리를 잘못한 견주의 잘못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반려견이 사람을 문 이후 개 주인들은 우리 개는 원래 이런 개가 아니다, 얌전하다며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얌전한 줄 알았던 우리 개는 이미 다른 사람을 물어서 얌전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했다. 주인 입장에서는 자식을 잃는 아픔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사람이 다치는 것은 더 큰 문제이기 때문에 문제의 반려견은 안락사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반려동물 문화가 대중화 되면서, 공공장소에 개가 사람과 함께 다니는 경우가 많다. 개들은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반려견을 실내에서 스트레스 없이 키우려면 산책을 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가끔 공원에 나가보면 아이를 동반한 어른보다 개와 함께 나온 어른들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공원에 나온 개들 중에는 소형견이 많아서 그런지, 입마개한 개들은 거의 없고 가끔은 개들이 목줄도 없이 뛰어다닌다.

아이 키우는 부모들은 이런 개들을 공원에서 만날까봐 매우 걱정을 많이 한다. 필자가 사는 동네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개에게 목줄과 입마개를 하지 않고 공원에 나온 사람들에 대한 성토의 글이 올라온다. 특히 한 살 된 아기가 거실에서 반려견에게 목이 물려 죽은 보도가 나온 이후로 이런 성토의 글이 더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반려견의 예절은 대중화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반려견과 외출 시에는 반드시 목줄을 해서 개가 사람의 통제를 벗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냥개로 주로 사용되는 개들의 경우에는 특히 외출 시 입마개와 목줄 혹은 몸줄을 해서 개가 불시에 타인을 무는 사고를 미리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반려견이라는 이름의 맹견에게 물리는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런 개들을 공공장소에 안전장치 없이 풀어놓으면 안 된다는 것을 견주들에게 인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 가장 좋은 방법은 법을 강화하는 것이다.

현재는 맹견에게 입마개를 씌우지 않고 외출할 경우 견주에게 5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것이 전부이고, 사람을 물었을 때의 보상기준도 확실하게 정해진 것이 없다.

현재 국회에서는 일명 `맹견 피해 방지법`을 논의 중이라고 한다. 현재 맹견 관리 의무 강화를 위해 목줄 및 입마개 등 안전장치 착용, 사육 및 관리에 필요한 교육 의무화 등을 포함한 동물보호법 개정안들이 발의돼 있다. 이 법안이 빨리 통과돼서 반려견과 안전하게 함께 살 수 있는 문화가 정착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