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빈민소녀 무료시술

▲ 안동성소병원이 지난 20일 세계적인 희귀병인 `선천성 수막뇌류`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수술에는 성형외과 이두영박사, 흉부외과 김학제과장, 신경외과 류성주과장 등이 참여했다. /안동성소병원 제공
안동성소병원이 23일 세계적인 희귀병인 `선천성 수막뇌류(congenital meningoencephalocele)` 수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안동성소병원에 따르면 지난 20일 선천성 수막뇌류를 앓고 있는 필리핀 빈민 소녀 리카(9)의 수술이 성형외과 이두영박사 집도 아래 4시간 동안 진행됐다.

선천성 수막뇌류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질병으로 엄마 뱃속에서 아이의 두개골이 닫히지 않아 두개골 틈으로 뇌실질이 튀어나와 코에서 자라는 상태를 말한다. 임신 중 아이의 신경관이 완전히 닫히지 못했을 때 일어난다. 수두증, 경직성 뇌성마비, 소두증, 운동 실조증, 발달지체, 시각장애, 지적 장애, 간질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신생아 1만명 중 1명, 영국은 1만명 중 1.7명이 뇌류를 앓고 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희귀한 질병이다. 리카의 머리에서 코로 흘러내린 뇌를 걷어 올리는 과정에는 신경외과 전문의가 참여했다.

흉부외과 전문의는 무너진 코 복원을 위해 갈비뼈를 적출해 코에 이식하는 등 어려운 수술이 협진으로 진행됐다.

리카의 뇌를 걷어 올리는 과정에서 간질이나 뇌 조직 손상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도, 흉부외과의 갈비 적출 후 코에 옮겨 심는 수술도 모두 난이도가 높은 수술이다.

리카는 현재 4시간이 넘는 수술 후 안정적인 상태며, 뇌척수액이 흘러내리지 않아 이대로 두면 3주 이내에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한다.

이두영 박사는 “해마다 필리핀에서 의료봉사를 하는데 빈민가에는 임신 중에 제대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해 리카와 유사한 질병에 걸린 아이들이 많아 안타까웠다”며 “다행히 성공적으로 수술한 리카가 정상적으로 생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수술은 안동교회(담임목사 김승학) 및 안동교회 내 꿈나무교회학교(초등학생부)와 안동성소병원(병원장 김종흥)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안동/손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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