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종 환
맨손으로 일군 땅 위에 금빛 노을이 지고 있었다
옥수수밭 옆에 서너 살짜리 여윈 아이 업고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젊은 아기엄마를 보았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 아이를 낳아서
얼마나 힘들게 키웠을까
혼자 그 생각을 했다
고난의 시절을 함께 걸어오지 않은
나는 진정 이들의 벗인가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하는 이들과
험난한 길 함께하지 않은
나는 이들의 형제인가
그 생각을 했다
오늘 이렇게 손잡고 웃지만
내일도 함께 웃으며 가진 걸 나눌 수 있는
진정한 벗인가
그 생각을 하며 하늘을 보았다
평양으로 가는 길
폐허의 하늘 위에 뜨거운 노을이 지고 있었다
평양에서 열렸던 8·15 민족통일대축전에 참여했던 시인이 평양 교외에서 마주친 북한여자를 보며 느낀 것을 쓴 민족시다. 진한 민족애, 동포애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이념은 서로 달라도 함께 이뤄가야 할 통일세상이 있기에 서로 화해하고 용납하고 동행해야 한다는 분단극복의 정신이 시 전체에 흐르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