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에 거래 미뤄지고
입주 물량도 대거 쏟아져
가계부채종합대책 발표 주목

가을 이사철이 돌아왔지만 올해 전세시장은 유독 조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월 초순 긴 추석연휴가 이어지며 거래가 미뤄진 데다 전셋값 오름세도 완만해 계약을 굳이 서두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짝수해보다 홀수해에 전셋값이 더 크게 뛴다는 이른바 홀수해 법칙도 올해는 비켜갈 것으로 보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주(9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와 동일한 수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0.02% 올랐다. 같은 기간 매매가가 0.10% 오른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전셋값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6.13% 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10월 현재 0.30% 올랐을 뿐이다.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 역시 지난해 9.59%에서 올해(1~10월) 1.60%로 대폭 후퇴했다. 이사철이면 으레 전셋값이 뛰던 학원 밀집지역에서 오히려 전세시세가 후퇴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급등세를 거듭하던 전셋값이 안정세로 돌아선 것은 입주물량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37만9천212가구에 이른다. 지난해 29만2천999가구에서 약 30% 늘어난 규모다. 내년 입주물량은 44만2천787가구로 올해보다 더 많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은 각각 2만5천887가구, 2만6천694가구로 지난해와 올해 입주물량에 큰 차이가 없지만 경기도 입주물량이 지난해 8만 7천607가구에서 올해 12만7천227가구로 대폭 증가하면서 전체 물량규모가 12만2689가구에서 17만 659가구로 불어났다. 수도권 입주물량 역시 내년에는 22만237가구로 한층 증가한다.

남아 있는 변수는 오는 24일 발표 예정인 가계부채 종합대책이다. 신(新)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과 총부채 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으로 금융규제가 강화되면 매매보다 전셋집을 찾는 수요가 많아져 전세시장이 또다시 들썩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신DTI는 신규 주택담보대출 때 미래 소득 증가 가능성까지 반영하는 방식이다. DSR은 모든 대출에 대한 상환능력을 반영해 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제도로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도 대출에 포함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은 재건축 이주 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전세시장 불안이 나타날 수 있다”며 재건축·재개발 등 대규모 이주수요가 집중되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셋값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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