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문제는 도시가 안고 있는 고민거리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많은 도시가 노숙인 문제로 이런저런 고민을 한다. 이른바 지상낙원이라 일컬어지는 하와이도 증가하는 노숙인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외신이 보인다. 프랑스 파리를 다녀온 한국의 여행객 가운데는 샹젤리제 거리나 에펠탑으로 연상되는 파리에 대한 낭만적 생각이 그곳 지하철에서 만난 부랑자들 모습 때문에 기분을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나라도 1997년 IMF 이후 대량 실직사태가 벌어지면서 노숙인 문제가 공식 제기됐다. 그 이전에도 역이나 지하도 주변 등에서 노숙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나 노숙인으로 분류되기는 이때부터다. IMF 직후인 1999년 우리의 노숙인 숫자는 공식적으로 6천 명을 넘어섰던 것으로 조사됐다.

노숙의 원인은 다양하다. 도시의 경제적 사정이나 허술한 사회 안전망 등을 이유로 꼽는다. 개인적으로는 실업과 사업의 실패에 따른 경제적 문제가 원인일 때가 많다고 한다. 총체적으로는 그 도시의 불량한 경제적 환경이 원인이기도 하나 꼭 그것을 당연한 이유로 꼽기에는 설명이 부족한 부분도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 국감자료에서 밝혀진 `2016 노숙인 등의 실태조사 현황`에서 대구는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노숙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 1만 명당 노숙인 수는 4.39명으로 서울(3.61), 경기도(1.2명)를 앞질러 충북(4.65명)과 세종시(4.61명) 다음으로 많았다. 단순 노숙인 수도 서울(3천591명), 경기도(1천522명) 다음 많은 1천92명으로 집계됐다.

대구는 왜 타도시보다 노숙인이 많을까 하는데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 다만 노숙인이 많음이 드러나면서 대구의 이미지에 좋을 것이 없다는 데는 모두가 공감을 한다. 대구시민이면 그런 외지인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가뜩이나 GRDP(지역 내 총생산) 전국 꼴찌의 불명예가 부담스러운 판에 노숙인 최다 도시가 웬 말일까 싶다. 대구의 도시 이미지 개선에 좀 더 노력해봐야 할 것 같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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