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기 홍

발길에 걸리는 모난 돌멩이라고

마음대로 차지 마라

그대는 담을 쌓아 보았는가

큰 돌 기운 곳 작은 돌이

둥근 것 모난 돌이

낮은 곳 두꺼운 돌이

받치고 틈 메워

균형 잡는 세상

뒹구는 돌이라고 마음대로 굴리지 마라

돌담을 쌓다 보면 알게 되리니

저마다 누군가에게

소중하지 않은 이 하나도 없음을

전신주 위의 애자가 몸을 떨고 있네

기지촌에 비는 내리고

먼 데서 달려온 뜨거운 전기

평생을 건설현장의 노동자로 살면서 시를 써온 시인의 인생을 깊이 관조하는 눈을 본다. 모나고 못생긴 돌맹이들이 모여 든든한 돌담을 이루듯이 아무리 가진 것 없고 못난 인생이라도 나름대로 소중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고, 이 세상을 든든히 떠받치는 역할을 하며 살아가고 있음을 일러주고 있다. 깊은 감동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