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고 나서 정말 아무렇지도 않고 오히려 후련했다. 오늘은 덜 울어서 다행인데, 사실 어제 차에서 펑펑 울었다.”

한국 여자배구를 대표했던 명 세터 김사니(36·사진)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자신을 “행복했던 사람”이라고 말한다.

나이가 들어 초라하게 코트를 떠나는 선수가 적지 않다. 그러나 김사니는 코트에서 정열을 쏟아부은 뒤 지난 시즌 종료 직후 정상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코트에 미련이 없어 누구보다 후련하게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겠다고 다짐한 김사니지만, 18일 화성 실내체육관에서 은퇴식을 치르고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시즌 IBK기업은행을 정상에 올려놓은 뒤 은퇴를 결심했던 김사니는 “어제 울지 말아야겠다고 마인드컨트롤을 많이 했다. 운전하며 많이 연락을 받았는데 행사를 앞두고 그런지 마음이 안 좋았다. 이제는 정말 떠난다는 게 실감 났다”고 말했다.

은퇴식 하이라이트는 영구결번 행사였다.

IBK기업은행은 단기간에 팀을 명문구단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김사니의 등번호 9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여자부 영구결번은 김사니가 최초이며, 남자부까지 포함하면 OK저축은행 로버트랜디 시몬(30·쿠바)의 13번 이후 두 번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