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에 선출된 설정 스님
종단 운영 `10대 기조·60 종책` 발표

▲ 조계종 총무원장에 선출된 설정 스님. /연합뉴스

지난 12일 제35대 조계종 총무원장을 뽑는 선거에서 당선된 설정 스님이 천명한 `종단 운영 10대 기조 및 60대 종책`에 조계종은 물론 불교신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임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선출된 설정 스님의 선거 당시 공약은 `신심(信心)` `원력(願力)` `공심(公心)`으로 요약될 수 있다.

위기에 처한 한국 불교계를 위해 원력을 세워 공적인 태도를 견지하며 신심을 다하겠다는 설정 스님의 의지가 구체화된 것이 바로 `종단 운영 10대 기조 및 60대 종책`이다.

설정 스님이 종단을 운영함에 있어 첫 번째 기조로 삼은 것은 `수행가풍과 승풍의 진작`이다. 이를 위해 존경받는 승가상 구현으로 승풍을 진작하고, 하심하는 승가상을 구현하며, 평생수행지원제도를 실시하겠다는 게 설정 스님의 계획이다.

두 번째와 세 번째 기조는 `교구중심제 강화`와 `대중공사에 기초한 종단 쇄신`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말사주지의 인사권을 교구에 이양하고, 대규모 광역자치단체 교구본사급 사찰을 설립할 계획이다. 또한 본사별 문화역량 강화를 위한 종단 차원의 지원도 확대될 예정이다. 더불어 종무원 관리시스템도 도입된다.

`종무행정 시스템 개선 및 종단재정 안정화`와 `불교·전통문화에 대한 국가정책 수립` `승려 복지시스템 확대 및 내실화`도 주목할 만한 종단 운영 기조다. 여기에는 불교문화콘텐츠 산업 진흥과 템플스테이 활성화 지원, 조계종 빅데이터 분석센터 설립, 생애주기별 승려 복지모델 구축, 교구별 노스님 수행관 건립 지원 등의 실천방안이 담겼다.

또한 `승가교육 체계화 및 전문인재 양성`을 통해서는 승가연수·교육비용의 종단 부담 비율을 확대하고, 미래지향적 종무행정 구현을 위한 인재를 육성하며, 권역별 연수교육시설 확충에 힘쓴다. `포교정책의 다각화와 내실화`도 설정 스님이 제시한 종단 운영의 주요 기조다. 소규모 신도조직을 활성화하고, 신도 자원봉사센터를 설립하며, 교구본사 중심의 포교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것. 여기에 신도등록, 품계제도 개선 및 저변 확대도 함께 추진된다.

`종단 운영 10대 기조 및 60대 종책`의 아홉 번째와 열 번째 항목은 `한국불교의 세계화`와 `종단의 사회적 역량 강화 및 대국민 신뢰 제고`다.

조계종은 우리의 불교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연등회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하고, 해외교구를 활성화하며, 이주민 대상 포교정책을 개발해나가기로 했다. 여기에 국제개발협력단체와의 네트워크 형성과 해외 유수인재의 한국불교 유입 방안 마련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국민들이 신뢰하는 종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서민과 약자를 위한 종단의 기능을 강화하고, 차별금지법 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갈 로드맵 구성과 (가칭)미래불교원 설립에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종단 운영 10대 기조 및 60대 종책`을 통해 조계종의 쇄신을 추진해나갈 설정 스님은 5세 때 아버지로부터 `천자문`을 배웠고, 14세에 출가해 혜원 스님으로부터 사미계를 받았다.

수덕사 주지와 조계종 중앙종회의장을 지낸 설정 스님은 1994년 종단개혁이 있을 때 개혁회의 법제분과위원장을 맡았다. 2009년에 덕숭총림 4대 방장으로 추대된 설정 스님은 자서전으로 읽히는 책 `어떻게 살 것인가`를 집필하기도 했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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