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3개국 감독 `십년` 프로젝트로 뭉쳐
각국의 10년 뒤 미래 영화로 선보여

▲ 지난 16일 오후 부산 영화의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십년`인터내셔널 프로젝트 제작발표회에서 애드류 최 책임프로듀서(왼쪽부터), 고레에다 히로카즈, 응 카 르엉, 아딧야 아사랏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만, 태국, 일본 등 아시아 3개국 감독들이 각국의 10년 뒤 미래를 그린 옴니버스 영화를 선보인다.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비롯한 `십년` 프로젝트 제작진은 지난 16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2015년 발표된 홍콩의 독립영화 `십년`에서 출발했다. 홍콩의 10년 뒤 미래를 그린 옴니버스 형식의 이 작품은 당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제35회 홍콩금상장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았고 흥행에도 성공했다.

`십년` 프로젝트 책임프로듀서인 앤드류 최는 “홍콩 영화 `십년`을 해외영화제에서 소개하면서 각국 프로듀서에게 각국의 미래를 그리는 작업을 제안했다”며 “당초 한국도 염두에 뒀지만, 우선 대만, 태국, 일본 등 아시아 3국이 참여하는 국제적프로젝트로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3개국의 젊은 감독들은 각국의 10년 뒤 미래를 담은 작품을 내년 선보일 계획이다.

`일본 십년`의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 프로젝트가 아시아 각국에서 실현된다면 많은 사람이 아시아의 10년 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작업이 성공해 한국 감독들도 향후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아키요 후지무라, 치에 하야카와, 유세케 키노시타, 메구미 츠노, 케이 이시카와 등 이 작품에 참여할 신예 감독 다섯 명을 직접 선정했다.

이들은 영화를 통해 오염으로 피폐해진 미래의 일본, 양심과 사생활이 과학 기술에 의해 조종되는 사회,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일본 등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고레에다 감독은 “내가 젊은 시절 부산영화제에 참여해 아시아 영화인들과 교류하면서 그랬듯, 젊은 영화감독들이 아시아의 감독들과 협업하고 서로 자극하는 과정을 통해서 분명히 큰 의식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십년 태국`과 `십년 대만`은 현재 제작 중이다.

`십년 대만`에서는 섬에 나타나는 환경 재난, 조직적으로 착취당하는 이주 노동자, 문화의 상실과 하락하는 출산율로 사람들이 가상현실로 도피하는 이야기 등이 다뤄진다. 제임스 리우, 리나 쩌우, 라우 켁 후앗, 레칼 수미, 페이주 시 등이 참여한다.

정부의 감시와 통제를 주로 다룰 `십년 태국`에는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아피찻퐁 위라세타군이 감독으로 메가폰을 잡았다.

위라세타군 감독은 “태국은 군부 때문에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고 있다”며 “이번작업이 태국의 미래를 내다보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