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일대 수중생물 97%서 다량 발견”
농축산해양수산위 김현권 의원 위해성 연구보고서

미세플라스틱이 해양생태계를 파괴하며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공개됐다.

특히, 육지에서 사용되고 버려진 플라스틱은 경북의 젖줄인 낙동강과 한강을 비롯한 전국 강 하구에 집중돼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현권 의원실이 최근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해양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환경위해성연구, 2017년도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양식장 등 남해안 일대에서 채취한 수중생물의 97%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다량 발견됐다.

미세플라스틱에 40일간 노출된 동물 플랑크톤은 생존율이 감소하고 성장이 지연되는 결과도 나타났다. 보고서에서는 다른 어류의 소화기관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관측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세플라스틱이 우리나라 굴, 담치, 게, 지렁이 등 해양생물의 체내에도 축적되고 있다는 각계의 지적이 이번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이는 바다생태계의 먹이사슬을 타고 1차로 플라스틱을 삼킨 작은 물고기들에서 상위포식자까지 축적된다는 사실을 의미하며, 먹이사슬의 최정상에 있는 인간에게도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죽음의 알갱이`또는 `바다의 암적인 존재`라고 불리는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s)은 자체 제품 또는 기존 제품이 조각나 미세화돼 크기가 5㎜ 이하가 된 합성 고분자화합물을 뜻한다.

플라스틱이 일상 생활에 대량 보급되면서부터 전 세계적으로 미세플라스틱은 해양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받아 왔다.

주요 발생원인은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스티로폼 부표와 오염물질을 함유한 건축자재를 재활용한 양식부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육지에서 무분별하게 사용해서 발생한 미세플라스틱이 강을 타고 바다로 유입되는 것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지난 2013년 네이쳐(nature)에 보고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플라스틱을 섭취할 경우 독성물질이 세포조직으로 흡수될 수 있으며, 플라스틱을 먹은 바다새는 그렇지 않은 새보다 발암물질인 PCBs의 체내 농도가 300%나 높게 나왔다. 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작아 독성물질이 세포조직보다 더 빠르게 흡수된다.

결국, 인간이 쓰고 버린 플라스틱이 강과 바다를 거쳐 다시 인간에게 치명적으로 되돌아오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차원에서의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정확한 분석자료 확보와 함께 관련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안양대학교 해양바이오시스템공학과 류종성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은 10~20년 전부터 제기돼왔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지난 11일 발표된 보고서가 거의 유일할 정도로 조사가 안됐다”며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플라스틱이 국민에게 얼마나 노출돼 있는지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단체인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는 지난 12일 성명서를 통해 “국민의 식탁에 오르는 식품에 대한 미세플라스틱 안전대책을 당장 마련해야 한다”며 “환경부는 전국 하천의 미세플라스틱 분포와 원인을 신속하게 밝혀야 하며 해양수산부도 바다의 미세플라스틱 분포와 발생 원인을 시급히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이바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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