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의원 나오면 언제든지 불출마” 전제
김 의원, 최근 사실상 후보 도전 공식화
한국당 7~8명 물망 올라… 연대 가능성

자유한국당 김광림(안동) 정책위의장이 최근 도지사 출마를 결심하면서 경북도지사 선거 판도가 출렁이고 있다. 그의 출마는 강력한 경북도지사 후보군이었던 최경환(경산) 의원의 불출마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경북의 한 의원은 “추석 당시 김 의원은 지역을 돌아다니며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도지사 출마를 공식선언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귀띔했고, 김 의장 역시 도지사 출마에 부정적이었다가 관망, 그리고 출마쪽으로 입장을 급선회했다. 특히 김 의장은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역 일부 언론사에 자신의 이름을 넣어달라고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김 의장은 경북매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경북지역 경제가 어려운데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고, 중앙에서 경제를 다뤄본 사람이 도지사가 되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 의장 측 관계자도 “당초 도지사 출마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지역에서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계속적으로 출마를 요구해왔고, 이를 거부할 수 없었다”며 사실상 출마 결심을 굳혔다.

다만 김 의장은 “최 의원이 출마하면 언제든지 불출마하겠다”는 전제를 달았다. 김 의장은 행정고시 14회로, 정계에 발을 들여놓을 때까지 경제 부처에서 근무했다. 최 의원은 행정고시 22회로 김 의장의 후배다. 김 의장이 최 의원의 불출마를 출마조건으로 내세운 것도 이같은 인간 관계 때문이란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대구·경북(TK)에서 영향력이 있는 최 의원을 끌어안아 친박표를 얻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최 의원이 도지사 출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여전히 그의 도지사 출마 가능성이 남아있다. 최 의원 측은 “출마생각 없다”고 여러 차례 못박았지만 김 의장은 최 의원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최근 최 의원을 만났지만 (출마 여부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역정가에서는 최 의원과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김 의장이 출마를 결심한 것은 3선의원으로서 경북 내 입지 구축과 몸값 올리기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의장이 도지사 출마를 선언하면서 향후 도지사 후보들 간의 당내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출마 의사를 밝힌 이철우(김천) 최고위원, 박명재(포항남·울릉) 의원, 남유진 구미시장, 김영석 영천시장을 비롯해 자천타천으로 강석호(영덕·영양·봉화·울진) 정보위원장, 최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도지사 후보들간 합종연횡으로 일부 후보들의 단일화 가능성도 남아있어, 도지사 선거 판세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김 의장은 최 의원 불출마를 전제로 해 사실상 최 의원과의 단일화를 겨냥한 셈이 됐고, 박명재 의원 역시 지난 8월 출마 선언과 함께 “강석호 정보위원장과 단일화를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반해 경북 중부권의 이철우 최고위원과 남유진 구미시장은 출마 의사가 강해 단일화 가능성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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