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용 택

그대에게

나는 지금 먼 산입니다

산도 꽃 피고 잎 피는

산이 아니라

산국 피고 단풍 물든 산이 아니라

그냥 먼 산입니다

꽃 피는지

단풍 지는지

당신은 잘 모르는

그냥 나는 그대를 향한

그리운 먼 산입니다

가까이 있어도 그대는 먼 산이라고 말하는 시인의 마음이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음을 본다. 그리움이 깊으면 그 그리움으로 하여 아득히 멀어져가고 있는 것이다. 그 어떤 것도 전제되지 않은, 그대를 향한 그리움은 순정하고 깨끗한 마음의 길이고, 쉬 가 닿을 수 없는 아름다운 길이 아닐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