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임지순·김기문 교수
노벨상 후보 거론 됐으나
수상자 없이 발표 마무리
일본·미국 등에 비해
국내 연구기간 짧은 편 속해
수상여부 보다 내실 다져야

▲ 미래의 노벨상 수상자를 위해 포스텍 교내에 설치된 좌대. /포스텍 제공

얼마 전 2017년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올해도 국내에서 노벨 과학상을 배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국민적 아쉬움을 사고 있다.

지역에서는 한때 포스텍에서 임지순 물리학과 교수와 김기문 화학과 교수가 각각 노벨상 물리학 분야와 화학분야 후보로 거론돼 수상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국내 수상자 없이 명단 발표가 마무리되자 국내 최초의 과학 분야 노벨상이 지역의 대학에서 배출되기를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은 또다시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올해는 미국이 상을 휩쓸었다.

과학 분야에서는 노벨 생리의학상과 물리학상에 각각 미국계 3인의 연구진이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고 화학상에는 고해상도 저온 전자현미경을 개발한 3인이 함께 상을 거머쥐었다.

이에 언제쯤 국내에서도 노벨 과학상 배출이 가능할지 국민의 관심과 열망이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그동안 주변 국가인 일본, 중국 등에서는 노벨 과학상을 받은 바 있으나 국내에는 포스텍, 카이스트 등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연구대학들이 있음에도 유독 노벨상과의 인연이 없었기 때문.

특히 도내에서는 포스텍이 노벨상 인재를 먼저 배출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이러한 기대를 반영하듯 포스텍 교내에는 노벨상 수상자를 위한 좌대가 2개 설치돼 있다.

이 좌대는 지난 1986년 포스텍 개교 시기에 설치된 것으로, 옆에는 맥스웰과 뉴턴의 동상이 있으며 맞은편에는 아인슈타인, 에디슨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이는 이학과 공학 각각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과학자를 배출하겠다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포스텍 측에서는 이 좌대에 언젠가 노벨상 수상자가 들어서겠지만 아직 `수상`에만 연연해 조급하게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과학기술 연구의 `궁극적 목표`가 `노벨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시각인 것.

포스텍 관계자는 “물론 상을 받으면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겠지만, 노벨상 수상은 기초가 쌓이고 꾸준한 연구가 이어져 자연스럽게 달성할 수 있는 결과물”이라며 “일본 등에 비해 우리나라가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고작 수십 년에 불과한 데 당장의 수상 여부에 일희일비하는 것보다 국내 과학 연구의 내실을 더욱 다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시각은 국내 과학계에서도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노벨상 발표 이후 수많은 과학분야 전문가들은 가장 중요한 수상기준인 창의성과 독창성이 부족한 국내 교육, 연구 환경 등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당장 눈앞의 결과만을 중시하는 성과지상주의는 노벨상 수상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의 한 공학 교수는 “수십 년의 연구가 마침내 빛을 발해 얻을 수 있는 결과가 노벨상으로 이어진다”며 “하지만 국내 연구환경 구조상 연구개발 자금을 투자해 단기간 내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사업화가 힘든 독창적 연구를 이어가기 어려워 창의적인 성과물이 나오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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