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반려견이 맹견으로… 위험천만 산책길개에 공격당하는 사고 잇따라 발생, 시민들 불안
대구서 목줄 않은 사냥개 행인 공격 상처 입혀
올들어 주인 공격 등 물림사고 접수 1천건 넘어
맹견 관리지침·사육제한 등 법적기준 마련 절실
손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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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7.10.12   게재일 20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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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반려견이 주인을 물어 숨지게 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방어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나 노약자의 경우 한 번의 공격에도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10일 오후 6시께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A씨(61)가 데리고 나온 개가 행인 B씨(44)에게 갑자기 달려들어 앞발로 왼쪽 옆구리를 공격했다. 이 개는 사냥개인 포인터 종으로 당시 목줄과 입마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맹견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행인에게 상처를 입힌 혐의(과실치상)로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처럼 개 주인의 부주의 등으로 행인을 공격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려견이 주인을 물어 숨지게 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7월 안동에서 혼자 살던 70대 할머니가 기르던 개에 물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7월 7일 오후 9시 15분께 안동시 남선면의 한 가정집에서 C씨(78·여)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C씨의 목에는 개에 물린 상처가 남아 있었고 집 근처에서는 혈흔이 묻은 개의 송곳니 1개와 개의 목줄이 풀린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개 콧잔등과 입 주위에 혈흔이 묻어 있었고 오른쪽 위턱 두 번째 송곳니가 빠져 있었다. C씨를 공격한 이 개는 올해 8살로 사람 나이로는 30~40대다. 몸무게 18㎏의 대형견이었다.

마치 한 가족처럼 지내던 반려견이 되레 주인을 공격한 사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6일 오후 5시 40분께 경기도 시흥시의 한 아파트 3층 거실에서 한 살배기 여자아기가 집 안에서 키우던 7년생 진돗개에 목 부위를 물린 뒤 병원 치료를 받아오다 사흘 만인 9일 숨졌다. 거실에는 진돗개가 머무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으나 울타리 높이가 60㎝에 불과해 진돗개가 쉽게 넘을 수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또 지난달 4일 충청남도 태안군에서 70대 할머니가 마당에서 키우던 2년생 진돗개에 얼굴 등을 물려 숨졌다.

2015년 6월 충북 청주시의 한 주택 마당에서 15개월 된 아이가 집에서 키우던 핏불테리어에게 가슴과 옆구리를 물려 변을 당했다. 앞서 그해 2월에도 경남 진주시의 한 가정집 마당에서 80대 할머니가 핏불테리어에게 밥을 주러 갔다가 물려 사망했다.

한국소비자원 위해정보국에 접수된 `반려견 물림 사고`는 2012년 560건, 2013년 616건, 2014년 676건으로 해마다 증가해 2015년 1천488건으로 크게 늘면서 지난해 1천19건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8월까지 1천46건이 접수됐다.

□ 맹견 사고 제도적 장치 필요

특히, 맹견 공격에 의한 사고는 치명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맹견 관리 기준과 사육 제한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영국과 뉴질랜드의 경우 맹견사고 방지를 위한 법적 기준이 있다. 반면 한국은 사실상 전무하다.

영국의 경우 1991년 `위험한 개 법(Dangerous Dogs Act)`을 제정해 핏불테리어, 필라브라질러, 도사, 도고아르젠티노 등의 맹견을 `특별 통제견`으로 분류해 이들을 키우기 위해서는 법원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뉴질랜드의 경우에도 지난 2월부터 `맹견 관리 자격증` 제도를 도입해 위험한 개를 다룰 수 있는지, 사육 환경 등을 검토해 기준을 통과해야만 맹견을 키울 수 있는 자격증을 발급한다. 법적 책임이 부여된다는 내용의 교육도 이수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맹견 관리 지침이나 사육제한 조치가 없다. 단순히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에서 맹견으로 분류된 종에 대해 외출 시 반드시 입마개를 씌워야 한다는 규정이 전부다. 이 또한 어길 시 50만 원 이하의 과태료만 내면 된다.



□ 개 물림 사고 예방

개 물림 사고를 당했을 경우 근육이나 혈관, 신경 등에 심각한 상해를 입을 수 있고, 세균 감염에 의한 2차 피해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집에서 함께 사는 반려견에 대한 사회화 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은 반려동물 사육 인구가 증가로 반려견이나 유기견에 의해 상해 사고가 일어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개 물림 사고의 예방을 위해 개 조심 수칙과 응급 처치법을 각 학교에 공지했다. 이와 함께 개 주인에게는 안전한 개 관리방법을 안내했다.

박병철 (사)한국진돗개중앙회 회장은 “만약 개가 짖지 않고 입을 다물고 노려보는 개한테는 절대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개를 만질 때는 개와 눈높이를 맞추고, 손바닥이 아닌 손등을 먼저 개 코에 대준 후 만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모든 국민이 이러한 안전수칙과 개의 습성을 알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동/손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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