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성모상` 발견 300주년
연평균 1천200만명 다녀가
역대 교황 단골 방문

▲ 중남미 가톨릭의 성지로 꼽히는 브라질 아파레시다 대성당 전경. /연합뉴스

남아메리카 가톨릭의 성지 중 한 곳으로 손꼽히는 브라질 아파레시다(Aprecida) 대성당과 `검은 성모상`이 발견 300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브라질 현지 언론은 최근 아파레시다 성당과 검은 성모상에 관한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검은 성모상은 1717년 10월 하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40cm 남짓의 진흙으로 구워진 테라코타 성모상이다. 그 당시의 관습대로라면 성모상엔 색깔이 칠해져 있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이 성모상은 달랐다.

종교학자와 전문가들은 검은 성모상이 “강물에 의한 침식과 강의 진흙 속에 오랜 시간 잠겨 있어 색이 벗겨져 나갔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추정을 내놓았다.

이 성모상의 색은 계피색 또는, 흑갈색에 가까운데 또 다른 학자들은 이러한 색채를 보이는 이유가 “신자들이 밝힌 촛불과 등불의 연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쨌건 아파레시다 성당의 검은 성모상은 그 독특한 색채로 인해 여러 측면에서 깊은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1904년 이후엔 검은 성모상에 현재 모습의 왕관이 씌어졌고, 파란 색깔 망토도 입혀졌다.

상파울루에서 북동쪽으로 18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아파레시다 성당은 넓이가 7만2천㎡로 세계에서 3번째로 규모가 큰 가톨릭교회로 이름이 높다. 지금의 성전은 1955년에 건축되기 시작해 1980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브라질을 방문 기간 중에 완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십자가 형태로 건축된 성전의 회중석은 그 높이가 40m에 육박하고, 돔의 높이 역시 70m로 매우 웅장하다. 돔의 지름은 78m나 된다. 탑의 높이도 100m에 이른다. 아파레시다 성당에선 한꺼번에 4만5천 명 이상이 미사에 참석할 수 있다.

브라질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파레시다 성당을 방문하는 가톨릭 신자들은 자신들의 고민과 희망, 절망과 바람을 간직한 채 성당으로 온다고 한다. 순례자들의 성당을 찾는 이유는 순례자의 숫자만큼 다양하다. 취직과 진학 등 개인적 소망에서부터 세계 평화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간절한 염원이 기도로 이어지는 공간이 바로 아파레시다 성당이다.

아파레시다 성당의 검은 성모상은 성당에서 가까운 강에서 그 지역 어부들에 의해 발견됐다는 것이 브라질 가톨릭계의 설명이다.

“유럽에서 만든 것으로 추측되는 이 검은 성모상이 발견된 후 인근 지역에서 여러 차례 기적이 일어났다”는 것 역시 가톨릭계의 주장이다. 1745년엔 검은 성모상을 발견을 기념해 이 지역에 조그만 성당이 세워졌다.

이후 검은 성모상과 기적의 현장을 보려는 가톨릭 신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사람들의 관심은 1888년에 대형 성당 증축으로 이어졌다. 아파레시다 성당은 그 후에도 수십 차례의 개·보수 과정과 증축을 거쳐 1955년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됐다.

▲ 지난 2013년 아파레시다 대성당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검은 성모 상을 들고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 지난 2013년 아파레시다 대성당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검은 성모 상을 들고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방문객의 숫자에서도 아파레시다 성당은 여타 성당의 압도한다. 1년이면 가톨릭 신자와 관광객을 합해 1천200만 명 이상이 성당을 찾는다. 2014년 11월 14일은 하루에만 25만 명에 가까운 방문객이 아파레시다 성당을 방문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역대 교황들 역시 아파레시다 대성당을 사랑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80년에,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2007년에 검은 성모상과 만났다. 현 프란치스코 교황 또한 2013년 브라질 방문 때 성당을 찾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추기경이던 2007년 아파레시다 성당에서 열린 `중남미·카리브 주교회의`에 참석해 가톨릭이 겸손과 자선의 정신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하는 문서 작성을 주도하기도 했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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